
서울 송파구 잠실 레이크팰리스 아파트 단지. 조태형 기자 2025.09.09
외국인의 국내 주택 보유 현황을 취득 원인별로 세분화한 통계가 새로 마련된다. 단순 외국인 주택 보유 규모를 넘어 매매·증여·상속 등 취득 경로까지 구분해 관리하는 것으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맞춰 기초 데이터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은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업무 추진 계획을 보고했다. 정부·국회에서 추진하는 부동산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외국인 주택 보유 현황·상가 공실률과 관련한 신규 통계를 생산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부동산원은 통계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통계는 외국인이 국내 주택을 어떤 방식으로 취득했는지를 매매 계약·증여·상속·경매 등으로 나눠 집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까지는 국적·주택 유형·지역별 보유 현황 정도만 파악할 수 있어 실제 거래 성격이나 자금 유입 경로를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취득 원인별 통계가 구축되면 외국인 주택 거래 흐름을 면밀히 분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이상 거래, 편법 상속·증여 등을 걸러내는 기초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내건 정부·여당 정책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외국인 보유 주택은 2024년 6월 9만 5058가구에서 지난해 6월 10만 4062가구로 1년 새 9.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경기·인천 등 수요가 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투기성 거래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이러한 시장 흐름에 정밀 대응하기 위해선 취득 경로와 자금 흐름을 함께 파악할 수 있는 통계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여권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을 어떤 방식으로 취득했는지 들여다 보게 되면 정책 수단도 정밀해질 수 밖에 없다”며 “신규 통계를 기반으로 자금 출처 검증을 강화한다면 비정상적 매매 거래나 편법 증여·상속 등을 가려내기가 수월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동산원은 상가 공실률 보조지표도 함께 신설한다. 기존에는 중대형과 소규모 등 면적 기준으로 일반상가 공실률을 구분해 발표했지만 앞으로는 상가 1층 공실률과 일반상가 통합 공실률을 추가로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는 현재 공실률 통계가 실제 상가 경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1층 공실률은 상권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접근성과 가시성이 뛰어나 매출이 가장 잘 나오는 자리로 임차 수요가 가장 먼저 몰리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인기 좋은 브랜드 매장들이 1층을 차지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실이 늘어나는 것은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만큼의 매출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상권 침체 국면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부동산원 측은 “시장 변화를 적시에 반영하고 정책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신규 통계 생산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국회와 정부, 국민 등 다양한 수요자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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