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골드만삭스 "삼전닉스 빼면 코스피 4700" … 이게 우리 증시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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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코스피지수는 4700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지난 주말 기준으로 추산한 지수(4568)에 그제까지 상승분과 괴리율을 반영한 수치다. 코스피지수는 ‘오천피’ 한 달여 만에 6000을 돌파했지만 그 이면의 ‘지수 착시’가 얼마나 심각한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증시가 급등했지만 상당수 종목은 소외된 게 사실이다. 코스피지수가 6000을 넘어선 그제도 전체 상장 종목 2556개의 57%인 1449개 종목이 하락했다. 우선주를 포함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2053조원) 비중은 유가증권시장 전체의 40%를 넘어섰다. 이 두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근 석 달 새 47.8%나 높아질 정도로 호조세를 보인 덕분이다. 두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187개 기업(증권사 분석 대상 종목)의 이익 전망은 겨우 2.1% 상향 조정됐을 뿐이다. 조선·방위산업·원자력 업종도 간간이 상승세에 동참하긴 했지만 반도체 위주의 랠리가 지수 왜곡을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증시와 실물 경제 사이의 극심한 괴리다.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올렸지만 잠재성장률(약 1.8%)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이번에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가장 큰 이유 역시 반도체 수출 호조다. 반면 밑바닥 경제의 온도는 완전히 딴판이다. 지난해 실질 소비지출은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2월 기업심리지수(CBSI) 역시 기준선인 100을 밑돌 정도로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지금은 실물경제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상향 폭이 너무 가팔라서 지수가 오르는 상황이다. 두 기업의 이익 증가세가 둔화할 기미를 보이면 언제든 조정이 시작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증시가 유례없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대내외 충격이 발생할 때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도 흘려들을 얘기가 아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특정 종목에 기댄 ‘반쪽 상승’의 위험성을 직시해야 한다. 수출 대기업의 성과가 내수 진작과 고용으로 이어져 경제 체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