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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증오로 하나 됐다” 동남아 거주 외국인들이 본 ‘반한(反韓) 기류’

무명의 더쿠 | 12:19 | 조회 수 2723
지난달 31일 말레이시아 그룹 데이식스(DAY6) 콘서트장에서 촉발된 촬영 논란이 한국과 동남아 팬덤 간 감정 충돌로 확산됐다. 단순한 규정 위반 공방을 넘어 문화적 인식 차이와 집단적 자존심이 겹치면서 보이콧 움직임까지 일었다.

■ “좋아하지만, 불편함도 공존”… 동남아 내부의 복합 감정

13년째 K-POP팬이라고 밝힌 말레이시아에 거주 중인 이탈리아 출신 A씨는 스포츠경향에 “동남아 사람들 사이에 한국에 대해 쌓여 있던 감정이나 답답함이 이번 일을 계기로 표출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동남아시아에서는 K-POP과 한국 문화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동시에 복잡한 감정이 공존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일부 온라인 공간에서는 한국이 아시아에서 문화적·사회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인식이 공유돼 왔고, 그에 대한 불편함이 누적돼 온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갈등은 단순한 반감이라기보다 문화적 인식 차이와 상호 이해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며 “온라인상에서 감정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갈등이 증폭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 “증오로 나뉘었지만, 더 큰 증오로 하나 됐다”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C씨는 보다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C씨는 “온라인에서는 ‘증오로 나뉘었지만 더 큰 증오로 하나가 됐다(Divided by hate, united by more hate)’는 표현까지 등장했다”며 “평소 영토나 역사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어왔던 동남아 국가 누리꾼들이 이번 사안을 계기로 함께 목소리를 내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한국인들이 싱가포르처럼 경제적으로 부유한 국가에는 상대적으로 조심하면서도, 다른 동남아 국가들에는 경제 수준을 비하하는 발언이 반복됐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에 대한 반감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표면화된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SNS에서는 한국 콘텐츠에 낮은 평가를 남기거나 소비를 중단하겠다는 반응도 나타났다. C씨는 “K-POP과 한국 콘텐츠를 성장시켰다는 자부심이 컸던 만큼 실망감이 나타난 것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그런가하면, 말레이시아에 3년째 거주 중인 일본인 B씨는 갈등의 확산 속도에 우려를 나타냈다.

B씨는 “일부 한국인들이 동남아시아인을 겨냥한 인종차별적 게시물이 갈등의 계기가 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후 무고한 한국인들까지 공격 대상이 되는 상황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상에서 감정이 증폭되면서 갈등이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특정 개인의 행동을 이유로 집단 전체를 일반화하는 것은 또 다른 갈등을 낳을 수 있다”며 고 지적했다.

■ 팬 문화 충돌 넘어 ‘위상 인식’ 논쟁으로

이처럼 이번 갈등은 공연장 촬영 규정 위반 논란에서 시작됐지만, 현지 거주 외국인들은 문화적 자존심과 한류 소비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온라인상에 누적돼 온 위상 인식 갈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의견을 보였다.

동남아 팬들 사이에서는 “우리가 한류 확산에 기여했다”는 인식이 존재해 왔고, 동시에 일부 온라인 공간에서 형성된 ‘한국이 더 우위에 있다’는 시선에 대한 불편함도 쌓여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갈등은 단기간에 해소되기보다는 당분간 지속되거나, 향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재점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증오로 나뉘었지만 더 큰 증오로 하나가 됐다”는 표현처럼, 한국에 대한 반감을 매개로 결집하는 양상은 매우 이례적이고 강력하다. SNS를 통해 감정이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증폭되는 구조라, 작은 불씨가 언제든 대규모 ‘안티 한류’ 캠페인으로 확산될 위험이 크다.

이 사안은 한류가 직면한 ‘문화적 감수성’ 문제로, 우리가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계속 준다면, 정성 들여 쌓아온 K-콘텐츠의 위상이 뿌리째 흔들릴 우려도 있다.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144/000110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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