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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 결벽주의 시대, 불편한 대중과 사과하는 유명인

무명의 더쿠 | 02-25 | 조회 수 1716

[스포츠동아 장은지 기자] ‘윤리의 결벽주의 시대인 것일까.’

연초부터 유명인의 사과가 줄을 잇는다. 불편해하는 대중과 사과하는 유명인은 어느덧 일상의 한장면이 됐다.

23일 전현무가 사과했다. 디즈니+의 예능 ‘운명전쟁49’에서 순직 경찰관의 사연을 다루던 중 부적절한 비속어를 사용했다는 게 사과의 배경이다. 전현무의 소속사인 SM C&C는 “해당 방송에서 사용된 일부 표현으로 인해 고인과 유가족께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어떠한 맥락이 있었더라도 고인을 언급하는 자리에서 더욱 신중했어야 했다”고 전했다. 해당 방송에서 지적된 부적절한 은어(칼빵)는 고인의 사인을 맞추는 무속인의 입에서 나온 말이지만, 이를 그대로 인용한 전현무 역시 대중의 공분을 면치 못했다.


같은 날 배우 김지호도 고개를 숙였다. 그가 SNS에 책 내용 일부를 찍어 올린 사진에 일부 누리꾼들이 ‘도서관 책에 밑줄을 치며 읽었냐’는 불편함을 호소한 것에 대한 사과였다.

얼마 전엔 고(故) 최진실의 딸이자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최준희가 일본 사찰을 배경으로 한 웨딩 사진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미즈코쿠요(水子供養, 유산이나 사산된 아이들의 넋을 기리는 의식 공간) 앞에서 사진을 찍은 것에 대한 논란으로, 그는 해당 장소에 대해 무지했고 부주의 했다는 취지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렇듯 대중의 불편함과 유명인의 사과가 일상이 된 배경에는 연예인과 대중 사이 달라진 관계도가 꼽힌다. 과거 연예인과 대중이 ‘우상과 팬’의 관계였다면, 이제는 ‘콘텐츠 제공자와 소비자’로 전복된 양상을 띤다. 이에 기대 대중은 연예인에게 높은 도덕적 기준을 요구하거나 일말의 주저 없이 회초리를 드는 ‘정당한’ 근거를 찾는다.

모두가 감시자이자 비평가가 된 사회 분위기의 몫도 크다. 업계 안팎에서는 오늘날 미디어와 SNS의 발달이 ‘윤리적 사각지대’를 소멸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보고 있다. 이른바 ‘디지털 파놉티콘’(감시 사회) 시대에서 대중은 유명인의 부도덕한 행위에 대해 즉각적인 교정을 요구한다.

이때 발빠른 사과는 그러한 대중의 도덕적 기준과 영향력을 인정하는 ‘존중’의 표시이자, 논란의 확산을 늦추는 ‘유일한’ 방법이 되기도 한다.

몇 번의 입력 만으로도 개인의 불편이 누군가를 향한 ‘낙인’으로 박제되는 시대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치적 올바름 측면에서 문명의 성취”라면서도 한편으로 자칫 ‘사과 강박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한 대중문화 전문가는 이렇듯 잦은 불편과 심판에 대해 “일상 속 혐오와 차별, 무신경함을 공론화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개인의 무지나 실수조차 ‘악의적인 의도’로 해석되어 가혹한 낙인을 찍는 부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며 “무분별한 비난 보다는 맥락을 함께 고려한 건설적인 비판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382/0001257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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