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학원만 가깝다면…" 월세 400만원도 감수하는 맹모들 [서울 역세권 월세지도]
학군 따라가는 역세권 임대료
대치동 학원가 가까운 한티역 인근
소형 평균월세 366만원 가장 비싸
집 대신 '캠핑카 라이딩' 진풍경도

"이 동네에서는 전세 찾기가 전쟁이잖아요. 앞으로 전세 매물이 더 줄어들 것 같으니 학부모들이 월세까지 시야를 넓혀서 찾아보는 거죠."(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인근 공인중개소 대표)
서울 전역에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대전족'(대치동 전세족)의 수요가 월세 시장으로 옮겨붙는 양상이다. 월 400만원의 임차료를 부담하면서 자녀 교육에 힘을 쏟는 '대월족'(대치동 월세족)이 임대 시장의 새로운 '큰손'이 될 전망이다.
■학군 1번지=월세 1번지
24일 기업형 주택임대관리기업 지에이치파트너즈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50㎡ 이상~84㎡ 미만 아파트) 기준 국내에서 가장 비싼 월세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곳은 수인분당선 '한티역'이 위치한 강남구 대치동과 도곡동이다. 한티역 근처의 평균 월세는 보증금 1억원 기준 366만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학군 1번지인 대치동에서는 자녀 교육을 위해 전월세 매물을 찾는 수요가 계절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소 대표는 "학군지에서는 매물을 가진 이들이 '갑' 아니겠나"라며 "매물 나오면 바로 손을 드는 임차 대기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대전족'이 '대월족'으로 변모하는 모습도 보인다. '대전족'은 학원가 명문학군을 노리면서 대치동에 전세를 얻어 거주하는 이들을 뜻하는데,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자 월세로 발길을 돌리는 현상이 나타나면서다. 한 중개업계 관계자는 "중학생 자녀가 있는 지인도 2년 전부터 도곡동에서 월세로 살고 있다"며 "교육열과 부동산 열기는 늘 함께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소희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전세대출도 어렵고 전세 매물 자체가 귀하다 보니 임차인들도 월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본 월 200만원…집 대신 캠핑카
주요 학원가 아파트 거래를 살펴보면 대치동 학원가 인근에서는 도곡렉슬(59㎡)이 지난해 10월 보증금 1억, 월세 400만원에 거래됐다. 강동구 고덕·명일 학원가에서는 래미안명일역솔베뉴(59㎡)가 보증금 1억·월세 270만원에, 노원 중계동 학원가와 가까운 중앙하이츠아쿠아(84㎡)는 보증금 1억·월세 200만원에 최근 계약서를 썼다. 이른바 '노·도·강'으로 불리는 서울 외곽 입지와 관계없이 학원가와 인접하다는 이유만으로도 고가의 월세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대치동 학원가 밀집지역 도로변에 캠핑카가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말해 준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과 전월세 가격에 방을 구하기보다는 주정차 과태료를 물더라도 학원 수업 사이사이에 밥도 먹고 쉴 수도 있는 캠핑카를 가지고 '라이딩'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학군지가 위치한 동일 자치구 안에서도 학원과의 거리가 월세 차이를 벌리고 있다. 대치역(249만원)보다 학원이 가까우며 준신축 단지가 몰린 한티역(366만원)과 도곡역(330만원) 근처가 비싼 것이다. 또 양천구에서도 목동역, 양천구청역, 신목동역 근처 등이 모두 100만원대에 머무르는 반면 학원가가 몰린 오목교역 근처만 242만원으로 월세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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