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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출신학교 쓰지 마라”…채용시장 뒤흔드는 ‘학벌 차별 금지법’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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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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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득구 의원 법률 개정안 발의…“학벌 끊자” 교육·시민단체 호응
기업 “중요한 검증 자료” 시큰둥…공감대 높지만 사회적 논의 필요

 

 

지난해 9월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업의 채용 과정에서 구직자의 출신학교와 학력을 요구하지 않도록 제한하는 내용의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채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인 이 법률 개정안을 두고 연초 각계에서 지지를 표명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출신학교 채용 차별 방지법, 그 내용은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4조 제3항은 구인자가 구직자의 직무수행에 필요로 하지 않은 정보를 기초심사자료에 기재하도록 요구하거나 입증자료를 수집하는 것을 금지한다. 위반했을 때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현행 법률은 ‘직무수행에 필요하지 않는 정보’로 구직자의 용모, 키, 체중 등 신체적 조건과 출신지역·혼인여부·재산, 구직자 가족의 학력·직업·재산 등을 정해 놓았다. 개정안은 여기에 구직자의 학력, 출신학교, 신앙도 요구할 수 없는 정보로 추가했다. 상시 30명 이상의 노동자를 고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채용 절차에 적용(국가·지자체 공무원 미적용)한다.

 

강 의원은 제안 이유에서 “고용정책 기본법은 사업주가 근로자를 모집·채용할 때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 신앙, 연령, 신체조건, 사회적 신분, 출신지역, 학력, 출신학교, 혼인·임신 또는 병력을 이유로 차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서도 직무수행에 필요하지 않는 개인 정보를 이유로 구인자가 구직자를 차별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밝혔다.

 

송인수 교육의봄 대표는 “한국사회에서 법률(고용정책 기본법)로서 이미 ‘차별’이라고 판단한 출신학교와 학력 정보 요구를 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관행적으로 하고 있다”며 “학벌주의가 불러오는 사교육 과열, 입시 경쟁, 사내 정치 등의 폐해를 해소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재단에서 출신학교나 학력을 채용 과정에서 요구하지 않는 ‘좋은채용기업’들을 선정하는데, 구직자의 직무 역량을 평가해 적정 인재를 선발하기 때문에 신입 직원의 이직률이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차별 원치 않아” vs “하나의 검증 자료”
 

4년제 지방 사립대를 졸업한 A씨(26)는 졸업예정 학기이던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약 60곳의 공기업·사기업에 이력서를 냈다. 2곳에서 수개월씩 인턴생활을 하긴 했지만 정식 채용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안전관리 분야를 전공한 A씨는 각 기업의 채용 절차에 따라 서류, 필기시험, 인공지능(AI) 적성검사, 역량평가, 면접 등의 전형에서 평가를 받았다. 그는 출신학교와 학력은 서류전형에서 요구받았으며 면접에서 관련 질문을 받은 경험은 없다고 했다.

 

만약 서류전형부터 출신학교와 학력 정보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면 어떨까. A씨는 “학벌과 일머리는 다른 이야기인 것 같다”면서도 “학교 정보가 빠지면 다른 채용 절차의 경쟁이 더 심해질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기업들이 ‘엑셀 컷’(기업마다 학교 순위를 매긴 후 기준 이하부터는 무조건 탈락시킴)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그것만 없어도 채용이 공정하게 이뤄질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직군마다 선호하는 특정 대학, 학과 출신이 있다는 말이 있다. 출신학교를 알지 못하면 ‘동문 끌어주기’와 같은 일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교육의봄이 지난해 8월 청년 구직자 100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취업 과정에서 출신학교 차별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란 질문에 82.8%가 “있다”고 응답했다. 대학 재학 중인 1학년의 39.5%, 2학년의 80%는 편입 또는 재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교육의봄은 “학벌 중심 구조가 대학 입학 초기부터 청년들의 진로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기업들은 출신학교를 채용 과정에서 얼마나 반영할까. 교육의봄이 지난 2월 10일 발표한 기업 인사 담당자 537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인사 담당자의 74.3%(적극 반영 13.4%+참고 반영 60.9%)가 지원자의 출신학교 정보를 채용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출신학교 정보는 채용 전형(서류·필기, 인적성 시험·면접 등) 중에서 서류전형(42.7%)에서 가장 많이 반영된다. 다만 경력 3년 미만의 인사 담당자는 출신학교 정보를 평가에 반영한다는 비율이 26.0%였고,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는 비율도 55.6%였다. 김현진 교육의봄 연구원은 “출신학교를 여전히 많이 보고 있지만, 낮은 연차의 인사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출신학교를 평가에 미반영하는 움직임이 포착돼 전통적인 채용 관행이 변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33/00000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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