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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요원까지 떴다… 볼꾸 놀이에 1020 인파 몰린 동대문시장

무명의 더쿠 | 02-23 | 조회 수 3028

https://n.news.naver.com/article/005/0001833265?ntype=RANKING

 

침체됐던 상가에 방문객 북적
소액으로 누리는 ‘작은 사치’
‘감정 보상형 소비’ 해석도 나와
“유행 대신 경험 제공해야 지속”

서울 동대문종합시장 액세서리 부자재 상가에 지난 19일 ‘볼꾸’(볼펜꾸미기)를 하러 찾아온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서울 동대문종합시장 액세서리 부자재 상가에 지난 19일 ‘볼꾸’(볼펜꾸미기)를 하러 찾아온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달 모양 파츠(장식) 더 큰 건 없나요?”

지난 19일 오후 서울 동대문종합시장 액세서리 부자재 상가는 발 디딜 틈이 없이 붐볐다. 평일 낮임에도 통로가 인파로 가득 차 안전요원들이 길목마다 통행을 정리할 정도였다. 매대 앞에 빼곡히 선 방문객들은 빈 펜대에 장식들을 하나하나 대보며 색상과 균형을 맞추는 데 여념이 없었다. ‘나만의 굿즈’를 만들기 위해 재료를 고르는 모습이 사뭇 진지했다.

한동안 침체됐던 도매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은 주역은 ‘별걸 다 꾸미는’ 이른바 ‘별다꾸’ 트렌드다. 그중에서도 최근엔 볼펜을 꾸미는 ‘볼꾸’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완성품을 사는 대신 취향껏 몸통과 장식을 조합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특유의 타건감과 딸깍거리는 소리가 매력적인 ‘키캡 키링 꾸미기’까지 가세하며 인기를 더하고 있다. 3000~5000원 정도의 소액으로 나만의 감성 굿즈를 손에 쥘 수 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이러한 유행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빠르게 확산 중이다.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 영상을 통해 방문 후기와 가격 정보, 조합 ‘꿀팁’이 활발히 공유되면서 동대문 시장은 하나의 놀이터가 됐다. 수만 가지 재료를 직접 보고 만지며 조합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기 위해 현장을 찾는 발길이 이어진다. 경기도 시흥에서 온 이채민(18)양은 “인터넷보다 저렴하기도 하고 직접 보고 고를 수 있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방문객이 다양한 볼펜 장식 액세서리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는 모습.

방문객이 다양한 볼펜 장식 액세서리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는 모습.
상인들은 시장의 달라진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액세서리 매장을 운영하는 남모(34)씨는 “경기가 좋지 않아 한동안 힘들었는데 볼꾸 열풍 이후 매출이 50% 이상 늘었다”며 “인기가 워낙 많다보니 이전엔 취급하지 않던 점포들까지 볼펜 재료를 판매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인 박관택(33)씨도 “‘꾸미기’라는 유행에 관심이 있는 다양한 연령대의 방문객들이 찾으면서 시장에 활기가 돈다”고 전했다.

열기는 시장 담장을 넘어 유통가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에이블리에 따르면 최근 3주(지난 1~19일)동안 ‘볼꾸’ 키워드를 포함한 상품 거래액은 전월 동기 대비 42배 이상 급증했다. 검색량도 16배 넘게 늘었다. 집에서 직접 꾸미기를 즐기려는 수요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키캡’ 검색량 역시 49% 늘었다.

업계는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전국 42개 문화센터에서 ‘볼꾸’ 특강을 운영 중이다. 이니셜을 활용해 자신만의 키링을 제작하는 ‘백꾸(가방 꾸미기)’ 강좌도 연다. 편의점 업계는 최근 밸런타인 데이를 맞아 산리오, 포켓몬 등 인기 IP(지식재산권)를 ‘키캡 키링’과 결합한 굿즈를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다.

(중략)

다만 이러한 열풍이 반짝 특수에 그치지 않으려면 구조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에서 14년째 영업 중인 손모씨는 “방학 기간이라 아이들이 많아 끝나봐야 알 것 같다”며 “도매 시장 특성상 경기 전반이 살아나야 안정적인 회복이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금의 ‘볼꾸’는 초저가·초단기 유행형 상품이라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이를 지속가능하게 하려면 특정 상품을 유행시키는 게 아니라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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