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박규영 “그냥, 다정한 게 최고예요”
2,877 3
2026.02.22 12:44
2,877 3
LHAdRo
BQfohV
gTpAlk


대중 앞에 서는 직업에는 늘 간극이 따른다. 스스로 인식하는 자기 모습과 타인이 만들어낸 이미지 사이의 거리. 박규영에게 그 간극은 처음엔 낯설고 신기한 감정이었다. ‘내가 이런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구나’ 하는 발견에 가까웠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그 거리는 때로 속상함이 되었다.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해석될 때면, ‘사실 나는 이런 사람이에요’라고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싶을 만큼 부정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어요.” 지금은 그 간극조차 이 직업이 지닌 묘미라고 여긴다. 속상함이라면 감내해야 할 몫이고, 즐거움이라면 선물에 가깝다. 흥미로운 건 오해가 늘 부정적인 방향으로만 흐르진 않는다는 점이다. 


“요즘에는 ‘생각보다 귀여운 구석이 있다’는 말을 자주 들어요. 장르물을 연달아 하다 보니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로 보셨나 봐요. 감사하죠. 그렇게 느끼셨다는 건, 제가 맡은 캐릭터가 그만큼 설득력 있게 남았다는 뜻이기도 하잖아요.”


이 일을 하다 보면 매 순간 해명하며 살 수는 없다. 말로 다 하지 못한 감정이나 정리되지 않은 마음은 각자의 방식으로 흘려보내야 한다. 박규영의 방식은 단순하다. 


“먹고 자고 일어나면 조금 가벼워져요. 쉽게 버리고, 쉽게 털어내는 편이에요.” 원래부터 그랬다기보다는 다양한 환경과 여러 경험 속에서 그렇게 훈련된 것에 가깝다. 반복된 훈련은 기질이 되었고, 그 기질은 차츰 단단해졌다. 하지만 단단해진다는 것이 곧 완결을 의미하진 않는다. “‘이제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믿는 순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자극 앞에서 흔들리는 게 사람이잖아요. 원점으로 돌아간 것처럼 약해질 때도 있고요. 그 부침을 반복하면서 어떤 형태의 ‘강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형태는 계속 바뀔 수 있지만, 방향만큼은 분명해요. 건강하고, 강한 쪽으로.” 


박규영이 생각하는 강함은 상대에게 진심을 내줄 수 있는 용기다.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고, 진심을 건네고, 그걸 나누는 쪽으로 나아가고 싶어요. 그냥, 다정한 게 최고예요.” 


연기할 때의 태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작품에는 당연히 요구되는 방향과 캐릭터의 성질이 존재한다. 그 안에서 자신만의 언어를 찾되, 흐름을 벗어나진 않는다. “어떤 범주 안에서 여러 가능성을 시도하다 보면, 작품이 요구하는 성질과 제 질감이 섞인 지점에 가닿아요. 인물 위에 제 호흡이 얹히고, 온전히 제 숨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때 그 인물은 더 깊어지고 풍부해져요.”


배우라는 직업은 고립감과 부담을 동시에 품는다. 그를 다시 중심으로 되돌리는 건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의 모습”이다. “현장에서의 태도나, 제 감정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자주 돌아봐요. 바쁜 날에는 ‘내가 생각하는 멋진 사람은 이 순간에도 다정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죠. 늘 그렇게 되진 않지만, 해낸 날에는 유난히 뿌듯해요.” 아직 영향력의 무게를 실감하는 단계는 아니다. “해외에서 누군가 저를 알아보면 여전히 신기해요.” 그에게 영향력은 숫자라기보다는 누군가의 하루에 흔적을 남기는 감정의 온도에 가깝다. “사람을 편안하게 하고, 다정한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누군가의 다정함에 위로받은 기억처럼 언젠가는 저도 그런 순간을 건네고 싶죠. 솔직히 말하면, 그건 타인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제가 가장 행복해지는 방식이기도 해요.” 힘든 촬영 현장에서 스쳐간 작은 손짓 하나, 문자메시지 한 줄이 유독 크게 남는 사람. 그래서 그는 표현하고 싶어진다. “여력이 되는 한 예쁨을 건네고 싶어요. 너무 티 나지 않게, 그렇다고 너무 차갑지도 않게. 그 균형을 잡으려다 보니 가끔은 스스로 우습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웃음)” 촬영을 위해 뎀나의 화려한 시퀸 자수 장식 드레스를 입고 있을 때도 그녀의 태도는 소박하고 다정하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활동하며 시행착오도, 고민도 충분히 지나왔다. 최근에야 방향성이 또렷해졌다. “정확히 설명하긴 어렵지만, 이 방향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아요. 마음과 태도가 훨씬 편안해졌거든요. 제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을 인정하게 됐고, 제 편으로 남아주는 사람들도 선명해졌어요. 그들을 더 사랑하게 됐고요.” 


“나중에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을까요. ‘좋은 사람, 다정한 사람’이면 충분할 것 같아요.” 사람 박규영과 배우 박규영 사이, 그는 지금 많은 말 대신 더 정확한 태도로 자신을 드러내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다정함이라는 온도로. 





by 손기호김나랑


https://www.vogue.co.kr/?p=759201

목록 스크랩 (0)
댓글 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JTBC with 더쿠] 박진영, 김민주 주연 / 두 청춘의 푸르른 첫사랑 이야기🍃 JTBC 금요시리즈 <샤이닝> 댓글 기대평 이벤트 224 02.28 48,37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883,523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820,783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871,09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144,925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59,98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04,78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24,48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0 20.05.17 8,628,39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16,76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91,729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06874 이슈 이틀만에 틱톡 좋아요 91만개 받은 투어스 신유 경민 춤 챌린지 1 23:04 198
3006873 기사/뉴스 [속보] 이란 "탄도미사일 4발로 美항모 에이브러햄 링컨호 타격" 25 23:04 968
3006872 유머 박은영셰프를 위한 쌍둥이 언니의 노력 3 23:04 411
3006871 이슈 외국에서 꽤나 좋은 받고 있는 한국 축구 유니폼 점수 근황 1 23:03 545
3006870 유머 인싸도 아싸도 아닌 어정쩡한 사람을 그럴싸라고 부르자 1 23:03 249
3006869 이슈 아직 걷는게 서투른 아기들이 개성넘치게 이동하는 모습 23:02 505
3006868 기사/뉴스 ‘이란 봉쇄’ 호르무즈해협서 선박 잇단 피격 침몰…해협 150척 선박 정박 1 23:01 414
3006867 이슈 쯔양 몸무게와 인바디 최신 근황 ㄷㄷㄷ.jpg 12 23:00 1,656
3006866 기사/뉴스 "이란 반격에 이스라엘에서 8명 사망" 23:00 140
3006865 이슈 하츠투하츠 'RUDE!' 멜론 탑백 3위 (🔺2) 피크 28 23:00 569
3006864 유머 아픈거 티내는 개 8 23:00 803
3006863 유머 동시 방영한 세 드라마.jpg 7 22:58 1,739
3006862 정보 이재명 대통령 국장 포트폴리오 및 향후 주목할만한 신규상품들 65 22:58 2,518
3006861 이슈 [엔시티 드림의 고래] 오타쿠 입장에선 먹먹한 곡이고 머글 입장에선 벅찬 곡이라는 가설 3 22:58 249
3006860 유머 연애물에서 한단어로 배덕감을 주는 한국말 6 22:58 927
3006859 이슈 미스트롯 윤태화 결혼 1년 만에 돌싱된 사연 1 22:57 970
3006858 정보 2026년 남은 공휴일 17 22:57 856
3006857 이슈 웬디 단콘에 온 레드벨벳 단체사진🥹 7 22:56 894
3006856 기사/뉴스 “그 나이에 무슨 대학” 70대 아내 공부에 불만 방화 시도 12 22:56 998
3006855 유머 서로가 서로의 나라 빵이 맛있다고 함ㅋㅋㅋㅋㅋㅋㅋ.twt 38 22:56 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