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qoo

박규영 “그냥, 다정한 게 최고예요”

무명의 더쿠 | 02-22 | 조회 수 2948
LHAdRo
BQfohV
gTpAlk


대중 앞에 서는 직업에는 늘 간극이 따른다. 스스로 인식하는 자기 모습과 타인이 만들어낸 이미지 사이의 거리. 박규영에게 그 간극은 처음엔 낯설고 신기한 감정이었다. ‘내가 이런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구나’ 하는 발견에 가까웠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그 거리는 때로 속상함이 되었다.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해석될 때면, ‘사실 나는 이런 사람이에요’라고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싶을 만큼 부정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어요.” 지금은 그 간극조차 이 직업이 지닌 묘미라고 여긴다. 속상함이라면 감내해야 할 몫이고, 즐거움이라면 선물에 가깝다. 흥미로운 건 오해가 늘 부정적인 방향으로만 흐르진 않는다는 점이다. 


“요즘에는 ‘생각보다 귀여운 구석이 있다’는 말을 자주 들어요. 장르물을 연달아 하다 보니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로 보셨나 봐요. 감사하죠. 그렇게 느끼셨다는 건, 제가 맡은 캐릭터가 그만큼 설득력 있게 남았다는 뜻이기도 하잖아요.”


이 일을 하다 보면 매 순간 해명하며 살 수는 없다. 말로 다 하지 못한 감정이나 정리되지 않은 마음은 각자의 방식으로 흘려보내야 한다. 박규영의 방식은 단순하다. 


“먹고 자고 일어나면 조금 가벼워져요. 쉽게 버리고, 쉽게 털어내는 편이에요.” 원래부터 그랬다기보다는 다양한 환경과 여러 경험 속에서 그렇게 훈련된 것에 가깝다. 반복된 훈련은 기질이 되었고, 그 기질은 차츰 단단해졌다. 하지만 단단해진다는 것이 곧 완결을 의미하진 않는다. “‘이제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믿는 순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자극 앞에서 흔들리는 게 사람이잖아요. 원점으로 돌아간 것처럼 약해질 때도 있고요. 그 부침을 반복하면서 어떤 형태의 ‘강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형태는 계속 바뀔 수 있지만, 방향만큼은 분명해요. 건강하고, 강한 쪽으로.” 


박규영이 생각하는 강함은 상대에게 진심을 내줄 수 있는 용기다.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고, 진심을 건네고, 그걸 나누는 쪽으로 나아가고 싶어요. 그냥, 다정한 게 최고예요.” 


연기할 때의 태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작품에는 당연히 요구되는 방향과 캐릭터의 성질이 존재한다. 그 안에서 자신만의 언어를 찾되, 흐름을 벗어나진 않는다. “어떤 범주 안에서 여러 가능성을 시도하다 보면, 작품이 요구하는 성질과 제 질감이 섞인 지점에 가닿아요. 인물 위에 제 호흡이 얹히고, 온전히 제 숨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때 그 인물은 더 깊어지고 풍부해져요.”


배우라는 직업은 고립감과 부담을 동시에 품는다. 그를 다시 중심으로 되돌리는 건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의 모습”이다. “현장에서의 태도나, 제 감정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자주 돌아봐요. 바쁜 날에는 ‘내가 생각하는 멋진 사람은 이 순간에도 다정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죠. 늘 그렇게 되진 않지만, 해낸 날에는 유난히 뿌듯해요.” 아직 영향력의 무게를 실감하는 단계는 아니다. “해외에서 누군가 저를 알아보면 여전히 신기해요.” 그에게 영향력은 숫자라기보다는 누군가의 하루에 흔적을 남기는 감정의 온도에 가깝다. “사람을 편안하게 하고, 다정한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누군가의 다정함에 위로받은 기억처럼 언젠가는 저도 그런 순간을 건네고 싶죠. 솔직히 말하면, 그건 타인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제가 가장 행복해지는 방식이기도 해요.” 힘든 촬영 현장에서 스쳐간 작은 손짓 하나, 문자메시지 한 줄이 유독 크게 남는 사람. 그래서 그는 표현하고 싶어진다. “여력이 되는 한 예쁨을 건네고 싶어요. 너무 티 나지 않게, 그렇다고 너무 차갑지도 않게. 그 균형을 잡으려다 보니 가끔은 스스로 우습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웃음)” 촬영을 위해 뎀나의 화려한 시퀸 자수 장식 드레스를 입고 있을 때도 그녀의 태도는 소박하고 다정하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활동하며 시행착오도, 고민도 충분히 지나왔다. 최근에야 방향성이 또렷해졌다. “정확히 설명하긴 어렵지만, 이 방향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아요. 마음과 태도가 훨씬 편안해졌거든요. 제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을 인정하게 됐고, 제 편으로 남아주는 사람들도 선명해졌어요. 그들을 더 사랑하게 됐고요.” 


“나중에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을까요. ‘좋은 사람, 다정한 사람’이면 충분할 것 같아요.” 사람 박규영과 배우 박규영 사이, 그는 지금 많은 말 대신 더 정확한 태도로 자신을 드러내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다정함이라는 온도로. 





by 손기호김나랑


https://www.vogue.co.kr/?p=759201

[주의] 이 글을 신고합니다.

  • 댓글 3
목록
0
카카오톡 공유 보내기 버튼 URL 복사 버튼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 [광고] <보검 매직컬> 특가 기획전 및 댓글 이벤트 4/5까지! 1
  • [공지] 언금 공지 해제
  •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9
  •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7
  •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8
  •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 모든 공지 확인하기()
    • 팬들사이 별명이 날티프루프라는 고우림
    • 16:18
    • 조회 205
    • 유머
    • 윤남노 여권사진 어머님이랑 개똑같이생긴거 넘웃겨서 혼자꺼이꺼이 우는중 ㅜㅜㅜㅜㅜㅜ
    • 16:18
    • 조회 616
    • 유머
    3
    • 14년전 오늘 발매된, 프라이머리 "만나 (Feat. Zion.T)"
    • 16:15
    • 조회 19
    • 이슈
    • AtHeart (앳하트) - ButterFly Doors I 쇼 음악중심 I MBC260404방송
    • 16:13
    • 조회 41
    • 이슈
    • 브리트니 스피어스 아묻따 응원하는 덬들이 많은 이유
    • 16:12
    • 조회 1116
    • 이슈
    19
    • 인생시트콤 순풍 vs 웬그막 vs 똑살 vs 논스톱 vs 하이킥 111222333444555666
    • 16:12
    • 조회 77
    • 이슈
    5
    • 프랑스 대통령 내외 국빈오찬 자리에 올라갔던 프랑스 국기컬러 커스텀 설기떡, 태극기 컬러 꿀떡
    • 16:12
    • 조회 697
    • 이슈
    3
    • [오피셜] 왕옌청, 2026 한화 이글스 시즌 1호 QS
    • 16:11
    • 조회 497
    • 이슈
    8
    • 장원영 잡는 이준 노크챌린지
    • 16:11
    • 조회 216
    • 이슈
    1
    • 오늘자 쇼음악중심 Baby DONT Cry (베이비돈크라이) - Bittersweet 무대
    • 16:09
    • 조회 42
    • 이슈
    • 아니 진짜 처음에는 인형이었다니까!
    • 16:08
    • 조회 1445
    • 이슈
    15
    • 해리포터 모우닝 머틀 배우의 나이가 화제
    • 16:08
    • 조회 1007
    • 유머
    3
    • 아니 ㅁㅊ 소름 돋네 고스트박스로 질문하는데 ”예서“라고 말하고 기기에서 김혜윤 목소리가 나왔음
    • 16:07
    • 조회 850
    • 이슈
    4
    • 우리 인생에서 옷차림이 중요한 이유.JPG
    • 16:06
    • 조회 1020
    • 유머
    2
    • 잠깐일 줄 알았는데 꽤 오래 유행하고 있는 운동화
    • 16:06
    • 조회 2888
    • 이슈
    37
    • 스테판 커리한테 다른 스포츠 종목 공들로 3점슛 시켜봄.gif
    • 16:05
    • 조회 253
    • 이슈
    • 인피니트 성규 생목라이브
    • 16:05
    • 조회 157
    • 이슈
    2
    • '미쓰홍' 조한결 "야구 꿈 접고 배우…연기에 푹 빠졌죠" [N인터뷰]②
    • 16:04
    • 조회 762
    • 기사/뉴스
    3
    • 전지현, 한-프 대통령 국빈 오찬 참석...청와대 초청 받았다
    • 16:03
    • 조회 784
    • 기사/뉴스
    2
    • 연도별 유행한 음식....jpg
    • 16:02
    • 조회 1189
    • 이슈
    16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