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의 빨간 책방 팟캐스트 [발칙한 현대미술사] 책 소개에서, 이다혜 씨와 나눈 대화 일부
이 책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그게.
미술 뿐만 아니라 예술에 대해서 흔히 대하는 태도 중에서 뭐랄까...
약간 순진하다고 해야 할까 반지성적이라고 해야 할까 하는 부분이
'예술은 느끼는거야, 좋은건 딱 보면 알아' 라고들 하는데, 그런데 좋은건 딱 보면 모릅니다.
어떤 미술은 몰라요. 어떤 미술은 딱 보면 알지만 어떤 미술은 몰라요.
영화도 마찬가지고 문학도 마찬가집니다.
어떤 영화, 어떤 문학은 누가 봐도 좋은 게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고 공부해야 되고, 알아야 되고, 어떤 교양이 쌓여야 되고 그러다 비로소 보이는 것들도 있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은 이 후자를 너무 쉽게 무시를 해요.
'좋은 소설은 누구나 봐도 좋아야되는거 아니야?' 라고 하면, 그 말도 맞지만,
그 말이 적용되는 문학의 세계도 많지만, 아닌 문학의 세계도 어마어마하게 많거든요.
예를 들어서 20세기 대부분의 걸작이라고 하는 소설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 같은거 그냥 보면 못읽습니다.
읽을 수가 없어요. 전문가의 견해도 필요하고, 그 책에 영향을 준 책들에 대한 지식들도 필요하고 그런 거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그냥 자기가 보면 다 되는거 아니냐, 오로지 자기의 주관적인 견해만 중요한거 아니냐는 태도는,
사실은 우리의 주관이라는 것도 주변의 수많은 더 세분화되고 더 전문화된 주관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도 사실이고,
또는 돈이 만들어내는 가짜 주관에 영향을 받는 것도 사실이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그런 태도는 굉장히 많이 에둘러가고 많이 못 즐기는 태도인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