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탓하겠어요”…류승완, ‘장항준과 흥행전’ 패배에도 웃었다 [인터뷰]

류승완 감독. 사진 I NEW“시대의 흐름은 막을 수가 없잖아요. (흥행이) 잘 되든 잘 안 되든 누굴 탓하겠어요. 다 관객의 마음인 걸. 그래도 이번 설 연휴가 행복했던 건 극장이 오랜만에 북적였다는 거예요. 물론 다 제 영화를 보러 오신 건 아니죠.(웃음) 그 자체로 정말 좋았어요.”
동시기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에 흥행 면에서는 밀렸지만, 그는 신났다고 했다. 인신매매 소재를 다루는 방식에 대해 일부 관객이 불편함을 드러낸 반응 역시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날선 비판에는 “덕분에 컸다”고 담대하게 말했다. 신작 ‘휴민트’로 관객과 만나고 있는 류승완 감독, 역시 ‘베테랑’ 답다.
20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연휴 내내 무대 인사를 돌며 관객들과 함께했다. 영화를 막 보고 나온 분들의 순수한 반응을 온몸으로 느낀, 감사한 시간이었다”며 웃었다.
‘휴민트’는 블라디보스토크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목적을 지닌 인물들이 엇갈리며 충돌하는 액션 첩보 드라마다. HUMINT(기술이나 장비가 아닌 사람을 통해 정보를 얻는 활동)라는 제목처럼, 화려한 장비전 대신 인물의 선택과 감정에 방점을 찍는다. 조인성과 박정민의 밀도 높은 액션, 박정민과 신세경의 절제된 멜로가 결을 이룬다.
“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걸 해보고 싶었어요. 빠르게 밀어붙이는 작업 대신 속도를 줄여 관계에 집중했고, 중반 이후 다시 속도를 올리는… 같은 듯 다른 리듬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를 많이 괴롭혔죠.”

사진 I NEW그는 선입견을 깨는 캐스팅을 택했다. “조인성의 멜로는 모두가 예상하잖아요.”라며 웃은 그는, “조인성이 작품의 뿌리라면 박정민은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 존재였다. 그의 멜로에 이렇게까지 반응이 뜨거울 줄은 몰랐다”고 했다. 신세경에 대해서는 “목소리가 좋고 준비성이 남다르다. 카메라 밖에선 단단하고 씩씩했고, 촬영 할 땐 정확하게 계산하고 연기하는 배우”라고 평가했다.
민감한 소재를 향한 일부 비판에 대해서도 솔직했다.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이는 분들이 계시더라. 더 세심하게 신경 써야겠다고 느꼈어요. 그렇게 시대 감수성을 배워가는 중이에요.”
흥행 상황은 녹록지 않다. 손익분기점 400만을 목표로 하는 ‘휴민트’는 경쟁작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에 밀려 현재 2위를 기록 중이다. ‘왕과 사는 남자’는 이미 손익분기점(250만)을 넘고 450만 고지를 향해 질주 중이지만, ‘휴민트’는 약 130만 대 관객 수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그는 담담했다.
“(관객 혹평, 흥행 부진 등에 대한) 오기나 서운함은 없어요. 관객의 마음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죠. 니즈, 플랫폼 등 워낙 다양해졌고 그만큼 예측불가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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