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멀리서 보면 푸른 봄> 작가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후기
한줄평 나도 단종제 가고싶다.
사실 이러면 끝이지. 관객을 이렇게 만들었는데 다른 얘기가 뭐가 필요하겠냐마는.
연출 '세련'되지 않은 거 맞음
근데 그게 엄밀히 의도한 거고, 그래서 그 의도대로 스나이핑 성공한, 잘 한 연출이며 잘 만든 영화라고 난 생각함
옛날 티비 드라마 수준으로
최근에 본 영화들중에 가장 이야기 구간 구간마다
플롯에 대한 설명이 엄청나게 친절했음(엄흥도가 틈틈이 영월사람들 모아놓고 구연동화해줌)
집에서 틀어놓으면 설거지하면서 봤어도 못 따라가는 장면이 없었을 거 같은 정도
중장년 타겟팅하는 영상매체는 이래야 한다고 배웠다.
지나치게 안타까운 얘기, 심지어 맘편히 거리둘 수 없는 우리 실제 역사라서
플롯과 연출까지 무게잡고 만들었으면
관객 허들이 높아졌을거라고 생각함
역사의 무게가, 배우들 연기가 어차피 결코 가볍지 않으므로
그렇게 작품의 밸런스를 영리하게 맞춘 거라고 생각함
이를테면, 나도 개취론 좀 시끄럽다싶은 불호 개그장면들이 있었는데
객석에 다른 어르신들 웃음소리 들리는 거 보고 내 만족과 별개로 의미있게 잘 만든 장면인 거라고 생각했음.
영화관 갈 때마다 요새 무슨 디스토피아 세계관처럼 텅텅이었는데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대로 극장이 꽉 찬 게 마음이 좋았음
나도 씨네필은 못 되는 사람으로서
세련된 연출이라는 건 분명히 관객을 가려받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에.
(후략)
https://x.com/i/status/202377839461449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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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편지에서 누이고 어머니고 벗이었다며 다음생에...까지 나올 때
속으로 '제발 어머니로 태어나달라는 말 하지마라 제발' 이랬는데 벗이라고 해서 이부분이 (실망시키지 않았다) 너무 너무 좋았음.
다음 생에도 내 벗이 되어 주오,
매화를 자신과 동등한 사람으로 대했다는 거. 어쩌면 미처 관료의 때가 묻지도 못한 홍위의 캐릭터를 잘 보여줬음.
벗이라는 말이 주는 곱고 소중한 존중의 울림이 왜이렇게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