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던 '부산 돌려차기 성폭력 사건'입니다.
당시 피해자는 두개내출혈, 기억상실, 뇌손상으로 인한 마비 증상 등으로 수개월간의 재활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사흘 만에 남성을 체포했지만, 성폭력 의심 정황은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채 중상해죄 혐의로 남성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검찰은 이를 살인미수 혐의로 바꿔 기소했고, 1심 법원은 징역 12년을 선고했는데 이후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야 추가 범죄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폭행 후유증으로 기억을 잃었던 피해자가 직접 CCTV를 찾고, 추가 수사를 탄원한 가운데, 검찰이 피해자의 바지에서 가해자 DNA를 찾아내는 등 결정적 증거들을 확인한 겁니다.
결국 강간살인미수 혐의로 공소장이 변경되면서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형량보다 무거운 징역 20년을 선고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겪은 피해자는 경찰의 초동수사에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남연호/당시 피해자 측 변호인]
"폭행이나 상해 쪽으로 포커스가 맞춰져서 초기 수사가 진행됐던 측면이 먼저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 있었던 성범죄 정황에 대한 증거 보전이 거의 되지 않았습니다."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민사31단독 손승우 판사는 수사 과정의 미흡한 부분이 있었고, 이로 인해 피해자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국가 배상을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성폭행 정황이 있었는데도 경찰이 피해자 상황을 확인했던 친언니의 진술을 확보하지 않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원고의 반복적 탄원으로 항소심에서야 공소사실 범죄가 추가됐고, 불합리한 수사로 원고가 상당한 고통을 받았을 것이 자명하다"며 1,500만 원의 배상액을 인정했습니다.
[피해자]
"'살아있는 피해자면 된 거 아니냐'라는 말을 너무나도 많이 들었고 이런 말을 살아있는 피해자가 듣는다면 결국에 이 많은 피해자들이 수사에 어떤 미흡함이 있어도 관련돼서 문제제기를 할 수 없다는 점 그 점이 계속 반복될 거라는 거, 앞으로 피해자가 소외당하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한편 가해자는 만 51세가 되는 2043년 만기출소 예정입니다.
이남호 기자
https://n.news.naver.com/article/214/0001480732?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