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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정상서 김밥 먹고, 막걸리 뒤풀이… ‘서울 산행’에 빠진 외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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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3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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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959072?ntype=RANKING

 

체험형 관광 콘텐츠 된 도심 등산

8일 오후 1시쯤 북한산 영봉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김밥과 K팝 아이돌 인형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최저기온 영하 15도의 한파 속에 네팔·슬로바키아·필리핀·캐나다·미얀마·호주·인도네시아·파키스탄 등에서

8일 오후 1시쯤 북한산 영봉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김밥과 K팝 아이돌 인형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최저기온 영하 15도의 한파 속에 네팔·슬로바키아·필리핀·캐나다·미얀마·호주·인도네시아·파키스탄 등에서 온 외국인 20여 명이 북한산에 올랐다. /최하연 기자
지난 8일 오후 서울 강북구 북한산 영봉. 정상에서 만난 등산객 25명 중 20명이 외국인이었다. 영하 12도 한파에도 “뷰티풀(아름다워)!” “판타스틱(환상적이야)!”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사키나 힐야(26)씨는 김밥 한 줄을 손에 들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한국 사람처럼 산에서 김밥을 먹어보고 싶었어요. 힘들게 올라와서 먹으니 더 맛있네요!”

최근 서울 산에서 등산을 즐기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서울관광재단이 북한산·북악산·관악산 입구에서 운영 중인 도심 등산관광센터가 거점이다. 등산관광센터에선 2000~5000원을 내고 등산화와 등산스틱, 아이젠 등을 빌릴 수 있다. 가이드가 이끄는 무료 산행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서울관광재단 관계자는 “맨몸으로 와도 바로 산을 탈 수 있어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고 했다.
 

그래픽=김의균

그래픽=김의균
지난해 등산관광센터를 찾은 방문객은 총 10만1290명으로 이 중 외국인은 1만8693명(18.5%)이었다. 센터 세 곳 중에 북한산이 가장 인기가 많았다. 북한산 센터를 찾은 방문객 1만2144명 중 8677명이 외국인이었다. 10명 중 7명꼴이다. 북한산 센터를 찾은 외국인 등산객은 2024년 3237명에서 지난해 8677명으로 1년 새 2.7배가 됐다. 북한산 센터 관계자는 “주말 산행 프로그램은 접수 하루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라고 했다. 서울 도심과 가까운 북악산 센터도 지난해 방문객 1만9668명 중 8263명(42%)이 외국인이었다.

서울관광재단은 2022년 우이동 북한산 입구에 처음 도심등산센터를 열었다. 이어 북악산(2024년), 관악산(2025년)에도 센터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등산객이 설마 등산화도 없이 오겠느냐”는 소리도 들었다.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는 “예상보다 더 많은 외국인이 찾아와 우리도 놀랐다”며 “세계적으로 K컬처(문화)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K팝(음악), K푸드(음식) 등에 이어 ‘K등산’이 새로운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8일 오후 1시쯤 북한산 영봉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김밥과 K팝 아이돌 인형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최저기온 영하 15도의 한파 속에 네팔·슬로바키아·필리핀·캐나다·미얀마·호주·인도네시아·파키스탄 등에서

8일 오후 1시쯤 북한산 영봉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김밥과 K팝 아이돌 인형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최저기온 영하 15도의 한파 속에 네팔·슬로바키아·필리핀·캐나다·미얀마·호주·인도네시아·파키스탄 등에서 온 외국인 20여 명이 북한산에 올랐다. /최하연 기자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보고 찾아온 외국인이 많다. 슬로바키아에서 왔다는 아서 페트라스(27)씨는 “틱톡에서 서울 등산 영상을 봤는데 빌딩과 산이 어우러진 풍경이 너무 예뻤다”며 “도심등산센터에 무료 산행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고 신청했다”고 했다.

낭이(27·미얀마)씨는 “K팝 그룹 ‘위너’ 멤버들이 아차산을 오르는 영상을 보고 등산을 해보고 싶었다”며 “전문가가 등산 요령도 알려주니 완전 신세계가 따로 없다”고 했다.

외국인 등산객들이 서울 산에 빠진 이유는 다양했다. 패트릭 베케만스(70·호주)씨는 “서울 산은 호주 산과 달리 휴대전화가 잘 터지고 등산로에 안내판도 많다”며 “70대도 안전하게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카이룰 마키린(26)씨는 “인도네시아에서는 등산을 하려면 하루 이상 일정을 잡아야 한다”며 “서울 산은 지하철역에서 가깝고 왕복 2~3시간짜리 코스도 많아 여행 왔다가 잠깐 들르기 좋다”고 했다.

최근 유행은 ‘한국 사람처럼 등산하기’다. 등산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한국 사람들이 등산하는 방식을 체험하려는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왔다는 재니스 탐(36)씨는 “드라마 ‘미생’을 보고 3주 일정으로 서울에 왔다”며 “북한산 정상에서 김밥을 나눠 먹고 하산 후 막걸리까지 한잔하고 나니 정말 서울 사람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북한산 주변의 ‘뒤풀이’ 명소도 외국인들로 북적인다.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희중(51)씨는 “요즘은 손님 10명 중 4~5명은 외국인”이라며 “어디서 들었는지 막걸리와 파전을 제일 많이 찾는다”고 했다. 김씨는 최근 영어 메뉴판도 새로 만들었다.

외신과 글로벌 여행 사이트도 한국의 독특한 등산 문화에 주목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한국에서 꼭 해봐야 할 체험’으로 ‘서울 산 정상에서 컵라면과 김밥 먹기’를 꼽았다. 트립어드바이저 등 글로벌 여행 사이트에는 도심 산을 탄 뒤 막걸리를 마시는 체험 여행 상품이 여럿 올라와 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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