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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어떻게 48억 아파트냐" 분노…잠실 대장주의 '굴욕' [현장+]

무명의 더쿠 | 02-09 | 조회 수 4587

https://n.news.naver.com/article/015/0005248739?ntype=RANKING

 

1월 20일 입주 시작후 결로 호소 세대 속출…주차장 누수 사례도
조합원 주방 구조 변경·자재 다운그레이드 주장
롯데건설 "조합과 협의해 인허가 기준으로 시공"

지난 1월 20일 입주를 시작한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 단지의 모습 / 사진=이슬기 기자

지난 1월 20일 입주를 시작한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 단지의 모습 / 사진=이슬기 기자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믿고 기다렸는데, 입주하자 맞닥뜨린 건 결로, 얼어붙은 창문과 지하 주차장에 쏟아지는 물줄기였습니다. 이게 어떻게 국민평형(전용 84㎡) 48억원짜리 아파트입니까?" (잠실르엘 입주민 A씨)


서울 송파구 잠실의 새 대장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잠실르엘'이 입주와 동시에 하자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최고 35층, 13개 동, 1865가구 규모의 이 단지는 최근 전용 84㎡ 입주권이 48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하며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단지입니다. 그러나 지난달 20일 입주 직후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하는 입주민의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잠실 르엘 조합원 100여명 모여 시위 나서…하자 두고 '입장차'
지난 5일 '잠실 르엘' 조합원들이 잠실 롯데월드타워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이슬기 기자

지난 5일 '잠실 르엘' 조합원들이 잠실 롯데월드타워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이슬기 기자지난 5일 오전 영하의 추위에도 잠실 롯데월드타워 앞에는 피켓을 들고나온 조합원 100여명이 모였습니다. 이들은 "하이엔드라더니 처참하다", "결로와 곰팡이로 주민 건강을 위협하는 롯데건설을 각성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송파구청까지 2시간 넘게 행진했습니다.

신축 아파트 하자를 둘러싼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대개 집주인들은 이런 내부 결함을 외부로 발설하기를 극도로 꺼립니다. 하자가 공론화할 경우 단지의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고, 이는 곧 자산 가치 하락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그런데 입주 시작 불과 보름여 만에 이들이 스스로 치부를 드러내며 거리로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현장에 모인 조합원이 입을 모아 제기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결로와 결빙 문제입니다. 난방하지 않은 공실 상태에서도 창문에 결로수가 흐르고 새시가 얼어붙어 열리지 않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입주민 사이에서는 "아파트가 아니라 냉동 창고 같다"는 자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한 입주민 B씨는 직접 찍은 동영상을 통해 내부 상태를 공개했습니다. 지난달 22일 촬영했다는 이 영상 속에는 창문이 얼어 성에가 끼어있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B씨는 "요즘 구축 아파트에서도 창문에 이런 정도의 성에는 발생하지 않는다"며 "시공을 똑바로 했다면, 싸구려 자재를 썼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잠실르엘 한 세대 내에 발생한 결로 현상 / 영상=조합원 제공

잠실르엘 한 세대 내에 발생한 결로 현상 / 영상=조합원 제공
이날 단지를 둘러본 결과, 창문에 결로가 생긴 가구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입주 기간이 지난달 20일부터 오는 4월 25일까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입주율이 높아질수록 결로 등 하자를 호소하는 가구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지하 주차장과 세대 창고 등 단지 곳곳에서 발견된 누수 현상도 입주민의 걱정거리입니다. 하이엔드 단지에서 발생한 지하 주차장 누수 현상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알려지며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사진=잠실르엘(미성·크로바 재건축) 조합원 제공

사진=잠실르엘(미성·크로바 재건축) 조합원 제공
롯데건설 측은 이에 대해 '소방 배관 파킹이 깨지면서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현재는 조치를 완료했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작년 공사 기간부터 지하층 균열이 발견됐고 구조적 결함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사안"이라며 맞서고 있습니다. 시위 현장에 참석한 한 조합원 C씨는 자신을 시공기술사라고 소개하며 "공사 기간부터 반복적으로 발생한 크랙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안전진단을 해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ㄷ자 주방이 왜 11자로?"…자재 논란도

또한 조합원 측에서는 시공사가 분양 당시 약속한 설계와 자재가 입주민 동의 없이 변경됐다는 점도 문제 삼고 있습니다. 전용 84㎡ C타입 세대에서 주방 구조가 기존 'ㄷ'가 형태에서 '11'자나 'ㅡ'자 형태로 변경됐고, 거실 중앙으로 후드가 옮겨가면서 식탁을 놓을 자리가 사라졌다는 주장입니다.

한 조합원 D씨는 "주방 구조가 (안내받은 도면에서) 아예 바뀌어버렸다"며 "새집에 다시 돈을 들여 고쳐야 하는 상황이 기가 막힌다"고 토로했습니다. 변경된 도면은 정비업체(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측이 책자를 인쇄하는 과정에서 빠뜨리면서, 조합원에게 제때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문제가 된 84㎡ C의 경우 일반분양 물량 중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5일 '잠실르엘' 단지를 둘러보다 발견한 10층 세대의 결로 현상 /사진=이슬기 기자

5일 '잠실르엘' 단지를 둘러보다 발견한 10층 세대의 결로 현상 /사진=이슬기 기자
자재 '다운그레이드' 논란도 있습니다. 조합원 측에서는 당초 독일산 명품 창호와 단열 성능이 우수한 '로이 복층 유리'를 전면 적용하기로 했으나, 실제로는 국산 제품과 일반 유리가 혼용 설치됐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드레스룸에 있어야 할 창문이 예고 없이 사라지거나, 제공되는 가전제품의 사양이 낮아졌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싱크대 배수구조차 저렴한 플라스틱을 적용해 스테인리스 제품 공구(공동구매)를 진행하고 있다고도 전했습니다.

롯데건설은 이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시행사(조합)와 협의가 이뤄진 도면 그대로 완벽하게 시공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결로 등은 신축 건물이 겨울철에 입주하면서 발생하는 특수한 상황 때문이며, 현재 고객상담(CS) 팀이 현장에 상주하며 즉각적인 처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각 세대 내부 창문에 물이 흘러내리고 있는 모습/ 사진=잠실르엘(미성·크로바 재건축) 조합원 제공

각 세대 내부 창문에 물이 흘러내리고 있는 모습/ 사진=잠실르엘(미성·크로바 재건축) 조합원 제공
특히 결로 현상에 대해서는 신축 건물이 마르면서 내부에 습기가 발생하는데, 여기에 내외부 온도 차가 심한 상황이 겹치며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여러 우연이 겹쳐서 발생한 특수한 현상일뿐, 결코 시공상의 불량은 아니며 입주 초기 시기가 지나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롯데건설은 보고 있습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자재 등에 대해 "조합원 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은 그대로 시공을 한 것"이라며 "조합에서 준 마감재 리스트 그대로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입주 하루 전 공사비 검증하지 않는다 '독소조항' 통과"

조합원들은 또한 입주 시작 하루를 앞두고 지난달 19일 열린 임시총회에서 "시공 과정의 문제에 대해 일절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며 공사비 검증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도급계약 수정안이 통과됐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해당 조항에는 향후 모든 이의제기 금지 및 모든 형태의 검증·조사 요구 불가 내용이 명시돼 있어, 조합원 사이에서는 "시공사에 면죄부를 준 족쇄 계약"이라는 비판이 거셉니다. 이들은 롯데건설이 '키 불출'을 앞두고 이런 불공정 계약에 찬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주장합니다.

자료=잠실르엘(미성·크로바 재건축) 조합원 제공

자료=잠실르엘(미성·크로바 재건축) 조합원 제공
업계 일각에서는 잠실르엘의 하자 문제가 조합원측 주장과 같이 판명 날 경우 건설사의 원가 관리 압박이 품질 저하로 이어진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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