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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금값 올라 팔았을 뿐인데 ‘계좌 동결’”…중고거래 자금세탁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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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0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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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011/0004588066?ntype=RANKING

 

서울에 사는 20대 A씨는 최근 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금 직거래를 시도했다. 금액이 수천만 원에 달하는 거래인 만큼 구매자의 신분증 사진까지 미리 확인하며 조심했다. 하지만 약속 장소에 나타난 사람은 사진 속 인물과 달랐다. 그는 “아버지가 급한 일이 생겨 대신 나왔다”고 설명했다.

찜찜했지만 거래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예약금 명목으로 A씨 계좌에 약 1800만 원이 입금돼 있었기 때문이다. 돈이 들어온 이상 금을 넘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거래가 끝난 뒤 상황은 급변했다. 해당 금액이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돈이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A씨의 계좌는 곧바로 ‘사기이용계좌’로 분류돼 지급정지됐다. 금을 판 사람은 A씨였지만, 범죄에 연루된 사람도 A씨가 된 셈이다.

(중략)

 

금감원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조직은 먼저 검찰이나 금융당국을 사칭해 피해자를 속인 뒤 특정 시간에 자금을 이체하도록 지시한다. 동시에 온라인 거래 플랫폼에서 금 판매자에게 접근해 거래를 성사시키고 실제 대면 시점에 맞춰 피해자의 돈을 판매자 계좌로 보내는 구조다. 판매자는 정상적인 거래대금을 받은 줄 알고 금을 넘기지만 실상은 범죄 수익을 대신 받아준 ‘자금 세탁 통로’가 된다.

특히 사기범들은 경계심을 낮추기 위해 가격 흥정을 생략하고 “한 번에 많이 사겠다”며 고액 거래를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 예약금 명목으로 계좌번호를 요구한 뒤 거래 직전 돈을 입금해 신뢰를 쌓는 것도 전형적인 수법이다. 일부는 거래 후 게시글 삭제를 요구하거나 본인 확인 요청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거래에 휘말릴 경우 판매자가 입는 피해가 크다는 점이다.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뒤늦게 사실을 알고 신고하면 금 판매자의 계좌는 사기이용계좌로 묶인다. 계좌 지급정지는 물론이고, 이미 받은 거래대금도 사용하지 못한 채 피해자에게 반환해야 한다. 정상적으로 거래했더라도 금융 거래에 장기간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실제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만 보더라도 지난해 10월 1건에 불과하던 관련 사례는 11월 13건, 12월 9건으로 늘었고, 올해 1월에는 11건이 확인됐다. 최근 순금 1돈 가격이 백만 원대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과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금감원은 “개인 간 금 거래 시에는 가급적 전문 금 거래소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며 “직거래를 하더라도 본인 계좌번호를 사전에 공유하지 말고, 플랫폼이 제공하는 결제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구매 이력이 없거나 평판이 좋지 않은 상대방, 본인 확인을 꺼리는 상대와의 거래는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같은 수법은 금뿐 아니라 은, 외화(달러·유로 등) 직거래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며 주의를 요청했다. 금감원은 향후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과 협력해 소비자 안내를 강화하고, 금 거래 게시글에 대한 모니터링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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