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 고구려의 ‘신라 속국화’의 특급 단서일까…경주 돌덩이에 새겨진 고구려 글씨체
5,058 25
2026.02.04 01:59
5,058 25
1600여년 전 신라 경주 월성에 주둔했던 고구려군 병사들의 기념비일까. 그로부터 200~300년 뒤 고구려 문자 영향을 받은 통일신라 사람들이 만든 비석일까.


고고역사학계가 월성에서 나온 비석 잔편의 정체를 놓고 술렁거리고 있다. 중국 만주 지안에 있는 고구려 광개토왕비가 배경에 있다. 신라 땅에서 고구려 사람이 이 비석의 ‘신라판’을 만들었는지를 둘러싼 민감한 논란이 불거질 참이다.




2020년 12월11일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의 장기명 학예사는 6년간 벌인 월성 해자 1~3호 발굴 작업을 마무리하다 놀라운 유물 하나를 발견했다. 해자 진입로 도로 유적 동쪽의 배수로 안 콘크리트 구조물을 들어내고 흙을 퍼내다가 4행에 걸쳐 12개의 예서체 한자를 새긴 손바닥만 한 크기의 깨진 석비 조각(비편)을 찾아낸 것이다. 이 비편은 가장 넓은 곳 기준으로 가로 16.47㎝, 세로 16.58㎝, 두께 13.67㎝에 무게는 약 2.7㎏에 불과했다. 누가 봐도 장중하고 정교한 비석의 일부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새겨진 글자가 5세기 고구려 광개토왕비의 예서체를 빼닮은 것으로 판명된 것이다. 판독된 글자를 살펴보면 확실한 것은 貢(공), 白(백), 渡(도), 不(불), 天(천) 등 다섯 글자였는데, 모두 광개토왕비에 등장하는 엄정한 예서체의 한자로 추정된다고 전문가들은 짚었다. 예서체는 신라 비문이나 문자 자료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 글씨체이며, 광개토왕비 등 고구려 금석문에 주로 사용된 서체다.



 지난해 6월24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두 비석 조각을 잇대어 붙여놓고 3디(D) 입체 스캔 기기로 투사해 살펴보니 아귀가 딱 맞고 각각 새긴 글자들도 서로 연결되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박물관이 소장해온 비석 조각은 글자를 새긴 명문 뒷면의 먹글씨 기록을 통해 신라유산 연구 선각자였던 향토 사학자 최남주(1905~1980)가 1937년 월성 서쪽에서 찾아 수습한 유물로 확인된다. 



고구려 석비로 공인될 경우 광개토왕비에만 나오는 5세기 고구려의 신라 남정 기록을 확실한 사실로 입증하는 구체적 실물 자료가 처음 신라 왕성 유적에서 확인된다는 획기적 의미가 있다. 고구려의 남정은 400년께 백제·가야·왜 연합군에 포위당한 신라의 구원 요청을 받고 광개토왕이 5만 대군을 보내 임나가라의 종발성(오늘날 김해·부산)까지 파죽지세로 치고 내려오면서 가야·왜의 군대를 격퇴하고 신라를 수십년간 속국으로 삼았다는 것이 골자다. 관련 내용은 ‘삼국사기’ 등 문헌 사서에는 나오지 않고 광개토왕비의 비문에만 나온다.



더욱이 비편들의 세부를 보면, 광개토왕비에 자주 나오는 不(부), 渡(도), 貢(공) 등의 글자들이 광개토왕비 특유의 고구려풍 예서체를 쏙 빼어닮은 형태로 새겨졌다. 이런 맥락에서 신라에 진출한 고구려인의 기념비일 가능성에 좀더 큰 비중이 쏠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고구려군이 경주를 사실상 점거·주둔하면서 신라를 속국화한 당대의 정황을 짚는 단서가 될 것이란 추론도 할 수 있다.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243014.html#ace04ou

목록 스크랩 (0)
댓글 2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오프온X더쿠] 피부 속 철벽보습 솔루션💦 오프온 리페어 바디로션 100명 체험단 모집 322 02.03 16,11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618,26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481,38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630,30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786,685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40,00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84,68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01,48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5 20.05.17 8,611,74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5 20.04.30 8,494,28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53,789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81465 정치 딱 16표차…정청래 '1인 1표' 가결에 마냥 웃을 수 없어 1 12:09 81
2981464 유머 내 월급에 뫄뫄 차를 사도 될까? 12:09 112
2981463 이슈 미야오 나린 인스타그램 업로드 (폴로랄프로렌) 12:08 50
2981462 정보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음식 8위 1 12:08 167
2981461 정보 네이버페이3원이오 2 12:08 186
2981460 이슈 다시봐도 명대사파티였던 정치사극 12:07 250
2981459 유머 전소민한테 팬티 색깔 플러팅하는 탁재훈 1 12:07 268
2981458 유머 코스피 최고점 경신할때마다 신경쓰이는 녀석 5 12:06 495
2981457 이슈 이영지의 경찰과도둑 2/6 금요일 오후 6시쯤 채널십오야에서 1 12:06 208
2981456 기사/뉴스 아이들 소연 "사실 난 걱정이 많은 사람, 죽는 게 제일 두려워" (인생84) [마데핫리뷰] 12:05 137
2981455 기사/뉴스 [전문] 김호영, 'B형 독감판정'에 뮤지컬 당일 긴급 불참…"캐스팅 변경, 너무 죄송" 7 12:04 940
2981454 정보 영화 <왕과 사는 남자> 개봉일 첫 에그 지수 99 17 12:04 742
2981453 이슈 소파 위 아이들과 송아지의 낮잠 시간 2 12:04 198
2981452 기사/뉴스 '에펠탑 명물' 파코, 韓 온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컴백 게스트"[공식] 3 12:02 403
2981451 기사/뉴스 '주식·금 OK 부동산 글쎄"…성과급 받은 삼성·SK하닉 '행복한 고민' 7 11:59 356
2981450 유머 월 300 스폰 받으실 여성분 구해요 33 11:59 2,208
2981449 기사/뉴스 [속보] 코스피, 장중 사상 최고치 경신…5361.85 2 11:57 467
2981448 이슈 포레스텔라 고우림이라면 가능할거같은 저음주역테스트(어디까지내려가는거에여↘️) 1 11:55 197
2981447 기사/뉴스 박나래, 전현무 손잡고 복귀…무속 예능 ‘운명전쟁49’ 공개 [공식] 34 11:54 4,188
2981446 기사/뉴스 [朝鮮칼럼] 국민의힘, 망해야 산다 21 11:54 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