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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사는 남자 백상 인스타 후기.txt

무명의 더쿠 | 02-02 | 조회 수 22520

왕사남


https://www.instagram.com/reel/DUPBDs-E29e



기대했고, 기다렸던 ‘왕과 사는 남자’ 봤습니다. 예, 눈물로 세수했어요. 공식 시사회에서 이렇게까지 감정을 주체 못한 것이 언제였는지 아득한데요. 솔직히 안 본 눈 다시 사고 싶은 마음이에요.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여운이 쉽게 떨쳐지지가 않네요. 특정 장면, 대사만 떠올리면 아직도 울컥 울컥합니다. 이 글은 ‘극호’ ‘파워F’ 최전선에 있는 관객 1인의 프리뷰라는 점, 미리 참고 부탁드려요.


영화 팬들은 물론 세조 시절에 관심 있는 역사 덕후들의 마음까지 모두 움직일 것이라 자신합니다. ‘왕과 사는 남자’는 한국 영화 최초로 역사가 지우려 했던 단종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인데요. 유배를 떠나게 된 순간부터 세상을 떠난 순간까지, 모두가 아는 역사를 스포일러로 비극의 희생양에 가둬두는 것이 아닌 ‘진정한 왕’의 자질을 갖췄던 단종, 이홍위의 영월 생활을 전합니다.


작품의 킥은 단연 배우들입니다. 연기가 거를 타선 없이 미(美)쳤습니다. 장항준 감독의 첫 사극, 살짝 의심했지만 캐스팅만으로 할당량의 200%를 채우고도 남아요. 특히 등장부터 눈시울을 붉히게 만드는 단종 역 박지훈을 향한 사고초려, 15kg 감량까지 성공시킨 건 희대의 역작이라 일컬어질만 하고요. 머리카락 한 올의 나풀거림까지 눈물나는 광천골 촌장 엄흥도 역의 유해진은 이제 사극왕(王)이십니다.


버릴 컷이 단 한 컷도 없는 박지훈은 단종의 환생이 맞아요. 운명처럼 단종을 만나기 위해 지금까지 달려온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예요. 모두가 인정한 이미지에 기대를 뛰어넘은 캐릭터 소화력은 감탄과 눈물을 동시에 터지게 만듭니다. 이렇게까지 잘하지 않았어도 받았을 칭찬을 어떤 호평조차 부족할 만큼 잘해버리고 말았어요. 결코 유약하지 않았던 어린 왕. 두루마리 휴지 한 통 꼭 챙기세요.


비주얼만으로 호랑이의 무게감을 보여주는 한명회 유지태, 사실상 관객의 시선이 되어주는 매화 전미도, 투샷 하나 없이 단종과의 애끓는 관계성을 절절하게 보여주는 금성대군 이준혁을 비롯해, 유해진과 박지환의 티키타카, 오프닝과 전반부의 분위기를 잡아주는 장현성 안재홍의 특별출연 및 여러 명장면들까지 포인트가 너무 많아 n차 관람은 필수라고 봐요. 장항준 감독의 대표작 탄생은 자명합니다.


무엇보다 삼엄했던 그 시절 엄흥도 홀로 수습했던 단종의 장례를, 569년이 지나서야 다시 함께 치르는 듯한 느낌도 받았는데요. 그저 안녕하고 평안하시기를. 단종 뒤, 수양대군의 그림자를 싹 지워버린 설정마저 흡족합니다. 결말을 알아도 스트레스 받기 위해 극장으로 달려갔던 ‘서울의 봄’ 때의 기시감이 드는 건 왜일까요. 민족대명절 설을 맞아 한국 영화가 사고 한 번 제대로 치지 않을까... 기분 좋은 설레발 한 표 던져봅니다!


감독: 장항준 

출연: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 김민 그리고 이준혁 안재홍 박지환 등 

러닝타임: 117분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2월 4일


✍️조연경 

🎥(주)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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