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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북한군 포로’ 다룬 MBC PD수첩, 제네바협약과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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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30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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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BC ‘PD수첩’은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생포된 북한군 병사 2명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한 명은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SOF) 84전술그룹에 의해 2025년 1월9일 생포됐고, 다른 한 명은 우크라이나 공수부대에 의해 생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한국으로 가고 싶다”고 발언했으며, 국내 언론을 통해 널리 보도됐다. 이 보도는 국내에서 큰 관심을 끌었고, 일부에서는 이를 북한 인권 문제를 드러낸 사례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제법, 특히 제네바협정의 관점에서 볼 때 이 보도 방식은 전쟁포로 보호 원칙과 중대한 충돌을 일으킬 소지가 크다.


전쟁포로를 위한 국제인도법의 틀을 이루는 제네바 제3협약(Geneva Convention III)은 전쟁포로의 생명과 신체뿐 아니라 인격적 존엄과 명예를 포괄적으로 보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3조는 전쟁포로가 항상 인도적으로 대우돼야 하며, 특히 “폭력·협박·모욕, 그리고 대중의 호기심(public curiosity)으로부터 보호돼야 한다”고 명시한다.


여기서 말하는 ‘대중의 호기심’은 전쟁포로를 식별 가능한 방식으로 사진·영상·녹음·인터뷰 등을 통해 대중 앞에 노출시키는 모든 행위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규범은 전쟁포로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와 무관하게, 그 발언과 신원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행위 자체를 제한한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포로의 사진·영상·사적인 녹음·인터뷰가 공중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공개적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확산돼서는 안 된다고 명확히 밝히고 있다. 이는 포로의 발언이 ‘자발적’이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적용되는 보호 원칙이다. 포로는 권력 관계상 ‘완전한 자유의사’를 가질 수 없는 상태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협약 14조는 전쟁포로의 인격과 명예가 항상 존중돼야 한다고 규정한다. 전쟁포로를 체제 이탈 혹은 귀순 서사의 상징으로 소비하는 행위는 포로를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정치적 도구로 전환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이는 전쟁포로를 개별적 인간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국제인도법의 기본 정신과 충돌한다. 또한 17조는 포로가 자신의 성명·계급·생년월일·군번 등 기본적인 신원 정보 외에는 어떠한 질문에도 답할 의무가 없으며, 정치적 견해나 귀환 의사, 체제에 대한 평가와 같은 질문에 응답하도록 요구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전쟁포로가 방송 인터뷰에서 정치적·신분적 의미를 갖는 발언을 하고, 그 내용이 대중에게 공개되는 것은 보호 범위를 명백히 넘어서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


물론 전쟁포로의 존재와 처지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것이 인권적 관심을 환기하거나 전쟁 범죄의 증거를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그러나 국제인도법은 이러한 목적을 이유로 전쟁포로를 대중 미디어를 통해 활용하는 방식을 허용하지 않는다. 특히 식별 가능한 영상이 공개될 경우 포로 본인뿐 아니라 가족의 안전, 전쟁 종료 후 귀환 과정에서의 신변 위험, 이후의 보복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보호 기준은 엄격하게 적용돼야 한다.


일부에서는 이들 북한군 전쟁포로를 한국으로 데려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그러나 제네바 제3협약 118조가 정한 ‘본국 송환 원칙’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전쟁포로는 적대 행위 종료 후 지체 없이 본국으로 송환돼야 한다. 포로가 공개적으로 표명한 귀환 또는 이송 희망은 구금 상태라는 특수성을 고려할 때 이를 정당화하는 법적 근거가 될 수 없다.


전쟁포로를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MBC ‘PD수첩’의 북한군 인터뷰 방영은 북한 인권이나 언론의 자유를 넘어, 우리가 국제인도법의 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할 준비가 돼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2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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