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자들의 공포 공감합니다. 하지만>
눈앞에 다가온 미래와 현대차 노조 반발에 드리는 조언
현대차 노조가 "노사 합의 없이 단 1대의 로봇도 용납할 수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노동자들의 그 마음을 저는 이해합니다. 이 공포는 울산의 공장뿐 아니라 서울의 금융, 사무직 등 모든 시민이 AI와 로봇 앞에 느끼는 실재하는 두려움입니다.
그러나 냉정히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저는 노동자를 위해 싸우다 세 번 감옥에 다녀왔습니다. 그래서 전략적 협상의 필요성을 더 뼈저리게 알고 있습니다.
기술 혁신은 거대한 파도입니다.
반대의 깃발만으로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러다이트운동>이 산업화의 물결을 막지 못했습니다.
<붉은깃발법>이 마차 시대의 종언을 막지도 자동차의 질주를 멈춰 세우지도 못했습니다. 최근에도 기술의 혁신이 고용시장과 산업환경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우리는 보았습니다.
파도를 온몸으로 막으면 휩쓸려 패배자가 되지만, 파도에 올라타면 새로운 시대의 주인이 됩니다. 혁신을 거부하는 것은 기업의 경쟁력을 깎아먹는 일을 넘어, 국민들이 누려야 할 더 나은 미래와 편익을 가로막는 일입니다. 노동운동의 동지이기를 자처해 온 저는 노동운동이 혁신에 반대편에 서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 동의 없이는 안 된다는 ‘혁신봉쇄’가 아니라, 혁신을 어떻게 수용하고 공존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협상’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위해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이야기 했고 사회적 합의전략을 고민해 왔습니다.
“노사합의 없는 로봇 도입반대”가 아니라,
합리적 대안과 전략으로 협상을 주도하는 노조의 모습을 바래봅니다. 혁신의 주인공으로 노동자가 서지 못하면, 결국 혁신의 패배자가 될 뿐입니다.
노조가 합리적인 대안을 가지고 협상을 주도한다면, 저는 누구보다 든든한 노동자의 편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무조건반대’ 전략이라면 저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고용불안이 사회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노동자의 생존전략과 기업의 성장전략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정치의 역할입니다.
로봇 도입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그 과실이 노동자의 안전한 삶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입니다.
현대차 노조의 이번 반발이 ‘저지투쟁’이라는 혁신봉쇄 전략의 시작이 아니라 AI와 로봇의 시대를 맞이하는 사회적대화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 길에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