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국무총리로서 41년 만의 단독 방미에 나선 김민석 총리가 미 정가 일각에서 제기된 ‘한국 리스크’ 우려를 씻어내는 ‘팩트체크 외교’를 수행하고 돌아왔다. 특히 쿠팡에 대한 ‘차별적 규제’ 오해와 종교계 수사를 둘러싼 ‘종교 탄압’ 오해를 적극적으로 소명하며 불신을 가라앉혔다.

김 총리의 이번 2박5일 방미 기간 중 가장 뜨거운 감자는 쿠팡 문제였다. 미국의 쿠팡 투자사들이 한국 정부의 조치를 ‘미국 기업 차별’로 규정하며 국제투자분쟁(ISDS)까지 예고한 상황에서 김 총리는 JD 밴스 부통령과 미 의회 인사들에게 정확한 팩트를 제시하며 오해 불식에 주력했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밴스 부통령과 회담 후 가진 워싱턴DC 주재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김 총리는 3300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해 쿠팡 측의 보고가 5개월이나 지연된 점 등 객관적 사실관계를 설명하며 이번 조사가 국적과 무관한 법과 원칙에 따른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12월 금융위·공정위 업무보고에서 나왔던 자신의 ‘마피아 소탕’ 발언이 쿠팡을 겨냥한 것이라는 투자사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당시 발언록 전문의 영문 번역본을 전달하며, 해당 발언이 특정 기업이 아닌 ‘불공정 관행 타파’라는 시장 질서 확립 차원이었음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개인정보 유출 보고 지연 등 한국 법 시스템상의 문제가 있었을 뿐 미국 테크 기업이라는 이유로 조처를 한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명확히 했고 이에 밴스 부통령은 “한국 시스템 아래 법적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한다”며 이해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이 문제가 양국 정부 간 오해로 번지지 않도록 신속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관리하기로 했다.
김 총리는 앞서 22일(현지시간) 미 연방 하원의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도 쿠팡 사태와 관련한 질문에 “한국은 조지아 사건이 한국 노동자이기 때문에 차별받은 사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마찬가지로 쿠팡도 미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취한 조치가 아니며 전혀 차별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교계 수사를 둘러싼 미 보수 정가의 우려에 대해서도 김 총리는 ‘정교분리’ 원칙을 앞세워 대응했다. 밴스 부통령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손현보 목사 사건에 대해 거론했고 이에 김 총리는 “한국은 미국에 비해 정치와 종교가 엄격히 분리된 상황에서 선거법 위반에 대한 조사가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교 수사에 대해서도 일본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불법적인 정교 유착 측면에서 진행되는 것임을 짚으며 ‘종교 탄압’ 프레임을 차단했다.
실질적인 외교 성과도 챙겼다. 김 총리는 밴스 부통령과 50분간의 심도 있는 회담 끝에 개인 직통 전화번호를 교환하며 ‘핫라인’을 구축했다. 이는 대통령 중심의 외교 라인을 넘어 총리급에서도 상시 소통 채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북한 문제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졌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 방안을 묻는 밴스 부통령의 질문에 김 총리는 “북한에 특사를 보내는 것도 관계 개선의 의사를 표하는 하나의 접근법일 수 있다”며 구체적인 조언을 건넸다.
https://www.naeil.com/news/read/575798?ref=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