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K두바이'에 빠진 대한민국① '두쫀쿠' 맛집은 웨이팅도 정보전
[편집자주] 대한민국 외식업계가 낯선 중동 나라의 디저트 '두바이 초콜릿'에 빠졌다. 현지에도 없는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가 등장하더니 소금빵, 붕어빵을 넘어 김밥에까지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가 침투했다. 품귀현상에 두쫀쿠 성지를 망라한 '두쫀쿠 맵'이 등장하고 주요 식품기업은 앞다퉈 유사 제품을 출시하며 인기에 올라탔다. 단순 간식을 넘어 하나의 문화 콘텐츠 현상으로 진화한 'K두바이' 열풍을 통해 국내 외식업계의 성공 공식을 살펴보고 '포스트 두바이'의 조건을 짚어봤다.

'첩보전' 방불케 하는 두바이쫀득쿠키 오픈런/그래픽=이지혜, 사진=이병권 기자
# 체감온도 영하 20도에 롱패딩·목도리·털장갑까지 중무장한 사람들. 마치 스키장 입장이라도 기다리는 것 같지만 모두 '두바이쫀득쿠키'(이하 두쫀쿠)를 구매하기 위해 '두픈런'(두쫀쿠+오픈런의 합성어) 중인 풍경이다. 지난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의 A베이커리 카페가 문을 열기 5분 전 옆 골목까지 30m가량 대기줄이 늘어섰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알려진 곳에서 두쫀쿠를 구매하는 건 첩보전을 방불케 한다. 두쫀쿠의 속 재료인 카다이프·피스타치오의 수급량이나 가게의 준비 속도에 따라 오픈 시간이 수시로 바뀐다. 기자도 여러 카페·베이커리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DM(다이렉트 메시지)을 통해 계속 두쫀쿠 판매 시작 시간을 확인했다.
맹추위에도 기다리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은은한 미소가 번졌다. 여행 중인 일본인들도 쉴 새 없이 스마트폰으로 두쫀쿠를 검색하며 대화를 나눴다. 앞쪽에서 30분째 기다리던 20대 여성은 "여기가 다른 곳보다 더 맛있다고 해서 왔다"라며 "바삭한 식감이랑 고소한 맛이 계속 두쫀쿠를 찾게 만든다"고 말했다.
가게가 열리고 약 15분 만에 준비된 오전 수량이 모두 동나자 "아이고" "코앞인데" 같은 탄식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일부는 발걸음을 돌리지 못하고 두바이초코빵·두바이휘낭시에 등 유사 제품을 구입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한 커플은 '두쫀쿠맵(지도)'을 켜서 다른 카페를 알아보며 인파를 빠져나갔다.
두쫀쿠는 자영업 사장님들의 효자 품목이다. 홍대 레드로드의 한 케이크 전문 B카페는 두쫀쿠와 딸기두쫀쿠를 주력 상품으로 삼으면서 매출이 2.5배 이상 늘었다. 쿠키를 굽고 주문 제작도 병행하지만 지금은 예약받을 겨를조차 없다.
진열장에도 두쫀쿠만 놓여 있었고 카페에 머물러 있던 10분 동안 오가는 손님들도 두쫀쿠만 구입했다. B카페 사장님은 "직원 한 명과 둘이서 하루 최대 200개를 만들다가 지금은 재료 수급이 잘 안되고 건강을 해칠 정도로 일이 많아 100개 정도만 만든다"며 "30분이면 준비한 오전·오후 수량이 동난다"고 했다.
오프라인이 '두픈런'이라면 온라인에서는 '두켓팅'(두쫀쿠+티켓팅)이 활발하다. 예약 수령이 가능한 곳에 최대한 빠르게 연락해서 미리 두쫀쿠를 확보해두거나 배달 앱(애플리케이션)에서 대기하다가 두쫀쿠가 등록되면 재빠르게 주문한다.
다만 두쫀쿠에 치중해 기존 상품의 생산량을 줄이다 보니 나중을 걱정하는 자영업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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