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시장까지 진출한 인공지능 돌풍
구글, 제미나이 美SAT 서비스 개시
무료로 제공해 저소득층도 접근가능
기존 사교육 업체 “비용경쟁 어려워”

구글 제미나이 ‘SAT’ 서비스
AI가 대학 입시 시장까지 파고들며 사교육시장에도 대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구글은 미국 현지에서 AI 챗봇 제미나이를 통해 언제든 이용 가능한 미국 대학 입학 표준시험(SAT) 연습시험 서비스를 공개했다.
예를 들어 제미나이에 ‘나는 SAT 연습 문제를 풀어보고 싶어’라고 입력하면 실제 시험과 동일한 형식의 ‘읽기·쓰기’와 ‘수학’ 문제가 제시된다. 문제는 미국 내 대표적 입시 전문기관인 프린스턴리뷰가 검수했으며 학생이 문제를 풀고 제출하면 제미나이가 해설과 상세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학생들은 문제 풀이 과정에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바로 제미나이에 질문할 수 있다. 제미나이는 오답의 원인을 분석해 어떤 개념이 취약한지 짚어주고, 보완이 필요한 영역을 자동으로 제시한다.
출시한 지 하루 만에 이 서비스는 미국 교육 현장에서 빠르게 주목을 받고 있다. 자녀가 10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한인 학부모는 “학생들 사이에서 제미나이 SAT 연습 문제 제공에 대한 이야기가 활발히 오가고 있다”며 “이미 여러 문제를 풀어본 학생들이 서로 피드백을 공유하는 등 관심이 상당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같은 반응은 미국 대학 입시 환경과도 맞물려 있다. 명문대 진학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은 SAT와 미국 대학 입학시험(ACT) 같은 표준화 시험 점수 향상을 위해 민간 튜터링에 크게 의존해왔다.

시장조사 기업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미국 사교육 시장 규모는 연간 약 200억달러로 이 가운데 SAT를 포함한 대학 입시 시험 대비 시장만 100억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현재 미국 내 SAT 개인 과외 비용은 시간당 135~155달러로 일부 유명 튜터의 경우 시간당 200달러를 넘기도 한다. 반면 AI 학습 플랫폼은 월 수달러에서 수십달러에 불과하고 제미나이는 SAT 연습 문제를 아예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24시간 이용이 가능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도 없다. 농촌이나 저소득 지역처럼 전문 튜터를 구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고품질 교육 자원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시장조사 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AI 교육 시장은 2024년 59억달러에서 2030년 323억달러로 연평균 성장률이 3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은 전체 시장의 38~43%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이러한 시장 선점을 위해 이미 오픈AI는 챗GPT에 ‘스터디 모드’를 내놓았고 제미나이 역시 ‘가이드 학습’이라는 이름으로 AI 개인 튜터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 기준 2024년 사교육비 총액이 29조1919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사교육비가 증가하고 있는 한국 역시 이러한 분위기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당장 학생들 사이에서는 꼭 한 번 써보고 싶다는 의견이 나왔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김 모양은 “정확도 높은 예상 문제를 저렴하게 받아볼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수학능력평가 뿐만 아니라 학교 시험에도 적용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사교육 관계자들은 AI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예측을 내놓았다. 익명을 요구한 사교육 기업 관계자는 “일타강사들이 EBS 교재 문제를 출제하는 공교육 교사에게 돈을 주고서라도 다양한 문제 유형을 확보하려는 것이 한국 사교육의 현실 아니냐”며 “AI를 개별적으로 활용하는 수험생도 있겠지만 그 방법 또한 가르치는 학원도 생기고, AI가 낸 문제를 두고 함께 풀어보는 교습도 있을 수 있어 일종의 ‘투트랙’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기존 사교육 시장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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