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격탄'에 가격 논란
李 "한국, 해외보다 39% 비싸
싸게 만들어 무상공급 검토하라"
업계 "韓 프리미엄급으로 재편
외국 보급형과 단순비교는 무리"
고가 책정 후 1+1 할인도 많아
"가격 내리려면 정부 보조금 필요"
생리대 가격 논란이 불거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에 이어 이달 20일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한국 생리대가 해외보다 39% 비싸다”고 직격탄을 날리면서다. 이번엔 한발 더 나아가 “생리대를 싸게 만들어 무상 공급하는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 생리대값, 비싸다지만…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인용한 통계는 2023년 시민단체인 여성환경연대에서 발표한 ‘일회용 생리대 가격·광고 모니터링’ 자료다. 이 단체는 한국(513개 생리대)과 일본, 미국 등 11개국의 생리대 가격을 조사했다. 크기별로 소형, 중형, 대형, 용도별로 라이너, 오버나이트, 팬티형, 탐폰까지 총 7종의 가격을 비교했다. 그 결과 대체로 한국 생리대값이 비쌌다. 해외 제품 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국내 라이너형 생리대값은 124.5이고 소형과 팬티형 가격은 각각 150.4, 160.5였다. 상품군에 가중치를 두지 않고 단순 계산하면 한국 생리대값이 외국보다 39% 비쌌다.

국내 생리대 제조업체들은 이 통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여성환경연대는 e커머스뿐 아니라 올리브영과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의 국산 생리대 가격도 두루 수집했다. 이에 비해 외국 제품 가격은 오프라인보다 싼 각국 아마존 사이트에 들어가 검색했다.
결과가 다른 통계도 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IBMIC가 2024년 주요 30개국의 생리대 낱개 값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개당 평균 가격이 0.113달러로 전체 7위에 올랐다. 일본(0.058달러)과 독일(0.043달러) 대비 비쌌지만 미국(0.15달러), 캐나다(0.125달러), 중국(0.123달러)보다는 낮았다.
◇ “외면당할 저가 제품 공급 어려워”
국내 생리대 시장이 프리미엄 제품 위주인 것도 외국과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되는 이유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7년 생리대에서 유해 물질이 검출된 ‘생리대 파동’ 이후 고가 제품 선호 현상은 더 강해졌다.
미국 등에서는 부직포로 만든 저가 생리대 비중이 높지만, 한국에서는 순면과 유기농 제품이 아니면 잘 팔리지 않는다. 국내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유기농 생리대는 개당 평균 가격이 일반 제품보다 26.5%(141원)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일반 생리대는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프리미엄 라인에 속한다”며 “해외 보급형 제품과 국내 고사양 제품을 단순 가격으로만 비교하기엔 품질 격차가 있다”고 말했다.
가격 착시 효과도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국내 업체들은 브랜드 로열티를 유지하기 위해 판매 가격을 높게 책정하되 매장에서는 할인가로 파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적정 가격 6000원인 생리대의 정가를 1만원으로 책정한 뒤 ‘1+1’이나 ‘2+1’ 판촉 행사로 판매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가 정책과 판촉을 병행하다 보니 표면적인 판매가와 실제 구매가 사이의 차이가 크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생리대 가격을 낮추려면 정부가 보조금을 주거나 생리대 세율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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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5241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