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세율 60%땐 최소 3조 넘을 듯
적은 지분율의 지배구조도 문제
보스턴다이나믹스로 실탄 관측
시가총액 100조원 시대를 연 현대자동차그룹의 정의선 회장이 주가만큼 높아진 상속세 부담에 숨죽이고 있다. ‘피지컬 인공지능(AI)’ 전략을 등에 업고 신성장동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경영권 승계 시 최대 수조원에 달하는 상속세가 되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적은 지분으로 경영권을 행사해온 현대차그룹 특유의 취약한 지배구조도 셈법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기업공개(IPO)를 고리로 경영권 승계 작업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차 지분은 559만8478주로 2.73%에 그친다. 와병 중인 부친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 5.57%를 합쳐도 8.3%에 불과하다. 현대차 최대 주주는 지분 22.36%를 가진 현대모비스다. 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현대차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율도 0.33%로 극히 낮다. 정 명예회장이 가진 7.38%를 더한다고 해도 최대주주 기아(17.9%)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정 회장이 적은 지분만으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 있지만,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쉽지 않은 현실인 것이다. 앞서 그는 2020년 10월 회장에 취임했고, 이듬해 3월 그룹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됐다.
관건은 정 회장이 추후 납부해야 할 상속세다. 최대주주 할증 과세를 더한 최고세율 60%가 적용되면 상속세는 최소 3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으로 현대차뿐만 아니라 정 명예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주가가 널뛰기할수록 세금은 더 올라간다.
특히 업계에선 정 회장이 현대차보다 현대모비스의 주가 변동을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많다. 부품 모듈 업체인 현대모비스는 그룹 지배구조와 직결돼 있고, 차세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의 상용화와 대량생산을 위해서도 빼놓을 수 없는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모빌리티 기술 플랫폼 기업으로 대전환을 노리는 현대차그룹 차원의 핵심 계열사인 동시에 정 회장 개인 측면에서는 아킬레스건인 것이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 박주근 대표는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 관련 비용을 어떻게 최소화하면서 경영권을 넘겨받을 수 있을지가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라며 “결국 현대모비스의 주가가 지금보다 더 오르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상속 비용도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정 회장이 보스턴다이나믹스를 통해 승계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예측이 잇따른다. 정 회장은 현재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21.9%를 갖고 있는데 미국 나스닥 상장 과정에서 보유 지분을 처분할 경우 6조~8조원 안팎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실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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