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에이스 유해진, 엑스맨 장항준…‘왕과 사는 남자’[한현정의 직구리뷰]
1,400 16
2026.01.21 17:58
1,400 16
울고 웃고도 아쉬워


(전략)

이 영화는 여기서 방향을 분명히 한다. 정치적 복권도, 역사의 재해석도 아닌, 함께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시간을 택한다. 유배지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왕과 신하, 권력과 백성을 넘어 ‘사람과 사람이 하루를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집중한다.

그리고 이 선택으로 단종은 그저 ‘비극의 아이콘’으로만 기능하지 않는다. 보호 받기만 해야 하는 상징도, 애도의 대상만도 아닌, 함께 숨을 쉬고, 서로를 보다 듬고, 어려움 속에서 성장하는 존재로 배치된다. 이것이 감독이 힘을 준 가장 분명한 수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영화는 분명한 두 개의 톤을 지닌다. 유해진이 이끄는 광천골은 인간적이고 코믹하며 정이 넘친다. 백성들의 일상, 유배지의 소소한 온기, 살아 있는 사람들의 숨결이, 희로애락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반면 유지태(한명회 役)가 중심이 된 조정은 근엄하고 진지하며 살벌하다. 권력의 냉기, 비극의 예고, 역사극이 지녀야 할 무게가 깔려 있다.

그러나 이 두 톤이 단짠처럼 어우러지지 않고, 아예 따로 논다는 데 있다. 편집은 뚝뚝 끊기고, 감정의 호흡은 이어지지 않는다.

두 세계가 합쳐져 유배 이후의 삶을 그려내는 순간에서야 그나마 숨통이 트이지만, 연출은 내내 세련됨을 갖지 못한다. 특히 호랑이 CG나 비극을 암시하는 천둥·번개 같은 장치들은 지나치게 아날로그적이고 시대착오적이다.

이야기를 밀어붙이는 방식 또한 단조롭고 직선적인데, 그 직진은 종종 감정의 여백을 허락하지 않는다.


유해진은 체감상 8할 가까이를 혼자 책임진다. 박지훈 또한 기대 이상으로 안정적이면서 신선하다. 유지태, 전미도이준혁까지 주·조연 할 것 없이 제 몫 이상을 해낸다. 과장이 아니라, 이 영화는 배우들이 메가폰의 허점을 스스로 메우며 생명력을 유지한다.

그래서 더 아쉽다.

이야기 플롯은 단순하고, 사극이 지닌 단단함은 장점이자 동시에 뻔함이라는 약점을 동반한다. 그 빈틈을 채우는 건 배우들의 다채로운 고군분투다. 배우들은 다 했다. 정말로 다 했다. 매 신의 중심이 달라 보일 정도로. 그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어우러지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쉽다.

‘왕과 사는 남자’는 정치극이 아닌 관계극을 택한 사극이고, 비정함 속에서도 착하고 따뜻하다. 그 선택은 뭉클하고도 성실하지만, 끝내 결정적인 한 방에는 닿지 못한다. 장면 장면은 매혹적이나, 영화 전체가 매력적으로 완성되진 못한다.

그래서일까. 이 영화는 오래 곱씹히기보다는, 본 순간의 온기로 남는다. 그것이 관객들에겐 어떤 입소문으로 퍼질지는 미지수다. 추신. 만약에 우리 감독님만 더 잘했더라면.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009/0005625375

목록 스크랩 (0)
댓글 1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농심X더쿠] 너구리가 완성한 가장 맛있는 해물 라볶이! 농심 라뽁구리 큰사발면 체험 이벤트 758 01.22 72,23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557,38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404,95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568,09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686,372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35,45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81,98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396,34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5 20.05.17 8,609,00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5 20.04.30 8,487,68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44,552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74737 기사/뉴스 차은우 뷰티 광고 또 OUT…국방부도 손절, 줄줄이 거리두기 05:04 92
2974736 유머 새벽에 보면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괴담 및 소름썰 모음 134편 04:44 63
2974735 이슈 닥터페퍼 송 만들었다가 29억 받은 사람보고 자극받은 흑인들ㅋㅋㅋㅋ 1 04:43 542
2974734 이슈 최근에 느낀 거: 찐따가 한 스펙트럼의 끝(예를 들어 과하게 빨리 걷는 것)이라면 갓반인은 그 반댓쪽 끝(느리게 걷는 것)의 성향을 띨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은 찐따행위에 가까움 9 04:26 779
2974733 정치 김어준이 김민석 총리를 여조에 계속 넣는 이유는 정부의 동력을 잃게 하려는 것이다 7 04:25 415
2974732 유머 안은진 연기 인생 최대 위기 7 04:20 789
2974731 이슈 방영 시작도 되기 전부터 광역 딜을 넣은 드라마 27 04:07 1,914
2974730 이슈 아직도 하마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많은 듯한 정보 6 04:07 793
2974729 유머 주인한테 안겨서 손든 강쥐 6 04:04 791
2974728 팁/유용/추천 자존감 올리는 방법은 스스로 몸뚱아리를 관리하는것 04:01 744
2974727 이슈 말랑 쫀득 볼살.gif 5 03:55 980
2974726 유머 두통약 사러갔는데 약사 아저씨가 좋아함 8 03:46 2,122
2974725 정보 오타쿠들이 절대 들어갈 수 없다는 애니메이션 성지.jpg 1 03:45 652
2974724 유머 촉감 극강의 스퀴시 2 03:42 347
2974723 이슈 일반인 글 더쿠에 퍼와서 매번 욕하는 것도 작작했으면 좋겠는 글 68 03:33 3,459
2974722 기사/뉴스 차은우 추징금 200억과 이상한 관용 11 03:32 1,317
2974721 유머 CCTV가 강아지 차별함 6 03:32 817
2974720 이슈 단 한마디로 맘찍 만칠천 찍은 트윗 8 03:20 1,793
2974719 유머 연예인 중에 사업 최고로 성공한 사람 3명 12 03:14 3,335
2974718 이슈 생후 198일 아기 얼굴 조롱하다 대량고소 들어간 다음 여성시대 172 03:08 13,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