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에이스 유해진, 엑스맨 장항준…‘왕과 사는 남자’[한현정의 직구리뷰]
1,138 16
2026.01.21 17:58
1,138 16
울고 웃고도 아쉬워


(전략)

이 영화는 여기서 방향을 분명히 한다. 정치적 복권도, 역사의 재해석도 아닌, 함께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시간을 택한다. 유배지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왕과 신하, 권력과 백성을 넘어 ‘사람과 사람이 하루를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집중한다.

그리고 이 선택으로 단종은 그저 ‘비극의 아이콘’으로만 기능하지 않는다. 보호 받기만 해야 하는 상징도, 애도의 대상만도 아닌, 함께 숨을 쉬고, 서로를 보다 듬고, 어려움 속에서 성장하는 존재로 배치된다. 이것이 감독이 힘을 준 가장 분명한 수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영화는 분명한 두 개의 톤을 지닌다. 유해진이 이끄는 광천골은 인간적이고 코믹하며 정이 넘친다. 백성들의 일상, 유배지의 소소한 온기, 살아 있는 사람들의 숨결이, 희로애락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반면 유지태(한명회 役)가 중심이 된 조정은 근엄하고 진지하며 살벌하다. 권력의 냉기, 비극의 예고, 역사극이 지녀야 할 무게가 깔려 있다.

그러나 이 두 톤이 단짠처럼 어우러지지 않고, 아예 따로 논다는 데 있다. 편집은 뚝뚝 끊기고, 감정의 호흡은 이어지지 않는다.

두 세계가 합쳐져 유배 이후의 삶을 그려내는 순간에서야 그나마 숨통이 트이지만, 연출은 내내 세련됨을 갖지 못한다. 특히 호랑이 CG나 비극을 암시하는 천둥·번개 같은 장치들은 지나치게 아날로그적이고 시대착오적이다.

이야기를 밀어붙이는 방식 또한 단조롭고 직선적인데, 그 직진은 종종 감정의 여백을 허락하지 않는다.


유해진은 체감상 8할 가까이를 혼자 책임진다. 박지훈 또한 기대 이상으로 안정적이면서 신선하다. 유지태, 전미도이준혁까지 주·조연 할 것 없이 제 몫 이상을 해낸다. 과장이 아니라, 이 영화는 배우들이 메가폰의 허점을 스스로 메우며 생명력을 유지한다.

그래서 더 아쉽다.

이야기 플롯은 단순하고, 사극이 지닌 단단함은 장점이자 동시에 뻔함이라는 약점을 동반한다. 그 빈틈을 채우는 건 배우들의 다채로운 고군분투다. 배우들은 다 했다. 정말로 다 했다. 매 신의 중심이 달라 보일 정도로. 그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어우러지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쉽다.

‘왕과 사는 남자’는 정치극이 아닌 관계극을 택한 사극이고, 비정함 속에서도 착하고 따뜻하다. 그 선택은 뭉클하고도 성실하지만, 끝내 결정적인 한 방에는 닿지 못한다. 장면 장면은 매혹적이나, 영화 전체가 매력적으로 완성되진 못한다.

그래서일까. 이 영화는 오래 곱씹히기보다는, 본 순간의 온기로 남는다. 그것이 관객들에겐 어떤 입소문으로 퍼질지는 미지수다. 추신. 만약에 우리 감독님만 더 잘했더라면.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009/0005625375

목록 스크랩 (0)
댓글 1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노 머시: 90분> AI 재판 리얼 체험 4DX 시사회 초대 이벤트 114 01.21 7,948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481,920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321,53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508,53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611,959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32,872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79,417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7 20.09.29 7,394,94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3 20.05.17 8,604,97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4 20.04.30 8,482,49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32,906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69423 유머 국가별 총 맞는 장면 차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03:41 73
2969422 유머 인생 꿀팁.jpg 3 03:35 311
2969421 이슈 이거만 보면 내폰 디게 좋아보임 3 03:20 681
2969420 기사/뉴스 서대문 돌진버스 내부 CCTV 공개됨(13명 중경상) 13 03:09 1,402
2969419 이슈 작년에 재벌 윤여정과 스무살 연하남 송강호로 핫게 갔던 그 넷플 시리즈 공개일 정해짐 7 02:53 2,098
2969418 이슈 제 아내가 금일(01월 21일 수) 오후 8시 50분경, 집에서 도보 8분 거리에 있는 서점에서 발을 다쳤으니 데리러 와달라는 전화 통화를 마지막으로 소재 파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40 02:35 3,985
2969417 이슈 운전할때 두꺼운 패딩 절대 입지마세요 (아이들 카시트도 해당!) 23 02:31 3,137
2969416 유머 맥모닝을 화장실 바닥에 놓고 먹는 사람 ㅠㅠ 24 02:27 3,145
2969415 유머 이번 나는 솔로 최고의 반전 14 02:24 2,068
2969414 유머 애교부리는 진돗개 13 02:22 1,204
2969413 유머 디씨에서 난리난 강아지 학대 논란 26 02:19 2,435
2969412 유머 놀다가 다리만 젖은 댕댕이 8 02:17 1,226
2969411 유머 키아누 리브스 신작 영화 홍보 문구 7 02:16 1,146
2969410 이슈 신상 가방도 충격적으로 구린 디올 161 02:10 14,233
2969409 유머 고양이에게 샤워기를 틀자.... 3 02:07 992
2969408 유머 한소희랑 닮았다고 알티타는 중국남배우 45 02:06 4,118
2969407 이슈 환승연애 PD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환승연애 제작진&출연진 회식 4 02:04 1,831
2969406 이슈 맘스터치 사이드 메뉴 4종 나옴 (특정 매장만ㅜㅜ) 19 01:56 3,540
2969405 유머 고양이 구조 후 비주얼 변화 16 01:51 3,037
2969404 이슈 진심 디자인 개구린것 같은 디올 옴므 이번 패션 위크 신상 옷들 96 01:50 7,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