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실화에 어떤 양념도 치지 않았는데 볼수록 진심의 맛이 우러난다.
자극적인 콘텐츠에 치여 몸살 앓고 있는 관객들이라면 '슈가'를 처방받길 적극 권한다.
영화는 1형당뇨병환우회 김미영 대표의 사연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김 대표는 평범한 회사원 출신으로, 아들이 1형 당뇨 판정을 받자 연속혈당측정기 시스템을 직접 개발했다가 의료기기법 위반으로 고발당한 인물이다.
'슈가'는 제작 초반부터 김 대표와 긴밀한 대화를 나누며 지난 10여 년 간의 투쟁의 역사를 왜곡 없이 영화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곳곳에 배치한 김미영 대표 모자(母子)의 사연을 다룬 뉴스와 사진들은, 이 영화의 본질을 더욱 선명히 보여준다.
단순히 관객을 울리기 위해 탄생한 뻔한 '모성애 드라마'가 아니라고 계속해서 소리치는 듯하다.
억지로 울리려고 하지 않아서, 관객보다 먼저 울지 않아서 오히려 주르륵 눈물이 흐른다.
초반부엔 비정한 현실에 원망과 탄식의 눈물이 흘렀다면 갈수록 응원하는 마음으로 가슴이 뜨거워진다.
미화된 동화와 퍽퍽한 다큐멘터리 사이의 공간을 잘 찾아 안착한 '슈가'는 그렇게 관객의 가슴에 천천히 녹아든다.
거창하게 폼을 잡지 않아도 관객의 마음을 일렁이게 할 수 있다는 걸 또 한 번 깨달았다.
당뇨 합병증 사진을 보여주며 무섭게 겁을 주지 않아도, 전문가가 어려운 의학 용어로 일장 연설하지 않아도.
때론 잘 만든 영화 하나가 질병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고, 사회적 변화를 끌어내기도 한다.
부디 '슈가'가 더 많은 관객을 동원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러닝타임 106분, 전체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