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납팀에서만 10년, 단일 최고액 100억 걷어낸 세관 공무원
서울세관 체납관리과 체납125추적 1팀 김덕보 주무관
"체납 징수, '공평 과세'를 위한 의미있는 일"

◆ 서울세관 심사1국 체납관리과 김덕보 체납125추적1팀장.
"처음엔 숫자를 잘못 본 줄 알았습니다."
서울세관 체납관리과 체납125추적1팀 김덕보 주무관(팀장)은 최근 통장에 찍힌 금액을 보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가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지급하는 공무원 예산성과금. 작년 하반기 관세청에 '역대 최대' 규모인 1억1500만원이 지급됐고, 그중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 김 주무관이 속한 체납관리팀에 돌아왔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일하는 공직사회'를 강조하는 기조 속에서, 통상 연간 5000만원 안팎이던 관세청 예산성과금은 지난해 하반기에만 1억원 이상으로 늘어났고 그 중심에 김 주무관이 있었다.
◆ 기피 부서에서 10년.. 체납액 145억, 3년 추적 끝에 100억 걷다
체납관리과는 세관 내에서도 대표적인 기피 부서로 꼽힌다. 업무 강도는 높은 반면, 눈에 띄는 내부 실적이나 인사상 가점은 크지 않은 편이다. 서울세관의 경우 직원 1인당 약 200명의 체납자를 담당해야 할 정도로 업무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이렇다 보니 체납팀에 배치된 직원 가운데 30~40%는 의무 근무기간인 1년만 채우고 다른 부서로 이동하는 것이 현실이다. 일례로 이번 성과를 함께 만든 팀원 2명도 이미 다른 팀으로 자리를 옮긴 상태다.
그런데 김 주무관은 달랐다. 그는 2017년부터 지금까지 10여 년 가까이 체납팀을 지켜왔다. 피곤하고 고된 자리였지만, 묵묵히 현장을 지키며 어느새 체납 추적 분야의 '베테랑'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성과의 출발점은 145억원에 달하는 고액 체납 사건이었다. 2023년 5월 슈퍼카를 수입·판매하던 A업체가 한-EU FTA 세율 혜택을 받기 위해 원산지증명서를 허위로 작성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관세 등 145억원이 부과됐다.
김 주무관은 체납액 추징을 위해 법인 계좌와 부동산 압류, 제2차 납세의무자 지정, 현장 출장 면담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압류 부동산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를 대비해 등기소를 직접 찾아 채권자 순위를 하나하나 확인하기도 했다.
서울세관은 이 사건에서 압류부동산 채권자 '3순위'였다. 자칫하면 체납액 대부분을 회수하지 못할 상황이었다. 김 주무관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체납액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압류 물건의 적정 감정가 산정에 매달렸다. 시세를 직접 조사하고, 체납자에게 압류부동산 재감정 필요성을 끈질기게 설득했다.
그 결과 최초 감정가 345억원이던 부동산은 재감정을 거쳐 375억원으로 상향됐다. 이에 따라 경매 낙찰가가 올라가면서, 3순위였던 서울세관도 체납액을 최대한 회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세관은 이 사건으로 총 체납액 145억원 중 100억원을 회수했고, 추가액까지 합하면 약 110억원 징수가 예상된다. 단일 체납 징수액 기준으로는 최고액이다.
◆ "체납 징수, '공평 과세' 위한 의미있는 일"
성과금 지급 소식을 들은 김 주무관의 첫 반응은 놀라움이었다. 그러나 곧 그는 공을 동료들과 나눴다. 김 주무관은 "세상에 혼자서 이룰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시간 묵묵히 함께해준 동료들이 있었기에 이런 성과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체납 징수는 '모두가 공평하게 세금을 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는 의미 있는 일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세금을 회피하는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체납관리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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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23/0002376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