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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의 첫인상, 그야말로 김혜윤의 고독한 홀로 원맨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 첫 번째 문제는 구미호 로맨스 자체가 더 이상 차별점이 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비인간 존재와 인간의 사랑, 인간이 될 것인가 말 것인가의 갈등은 이미 여러 작품에서 반복 소비된 서사다. 이 드라마는 '인간이 되기 싫은 구미호'라는 나름의 변주를 내세웠지만, 그 설정을 통해 새로운 질문이나 관점을 끝내 제시하지 못했다. 익숙한 장르 문법을 뒤집는 서사적 한 방이 없었던 것이다.
두 번째는 남자 주인공의 약세다. 강시열은 로맨스의 중심축이어야 하지만, 선택하고 밀어붙이는 인물이 아니라 사건에 반응하는 인물로 그쳐 소모된다. 아직 캐릭터의 욕망과 결단이 보이지 않다 보니, 로맨스 역시 설렘보다는 상황 설명에 가까워진다. 연기력 이전에 대본이 남자 주인공을 인물이 아닌 장치로 사용했다는 인상이 강하다. 배우 로몬의 유명세 역시 지상파 황금시간대 미니시리즈 1번 남주로 내세우기엔 다소 부족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세 번째는 드라마가 사실상 김혜윤의 원맨쇼 구조로 흘렀다는 점이다. 은호를 연기한 김혜윤의 연기는 분명 돋보였다. 감정의 결, 리듬, 코믹과 멜로를 오가는 톤 조절까지 혼자서 극을 끌어갔다. 하지만 이는 작품의 장점이자 동시에 한계다. 상대 배우와 서사가 충분히 받쳐주지 못하면서, 김혜윤의 열연은 극을 살리기보다 고립되는 '차력쇼'에 가까워졌다. 그간 다수 작품을 통해 글로벌 팬덤을 구축한 김혜윤은 브라운관 흥행이 보장된 여주다. 그나마 현재 시청층 중 다수는 김혜윤의 팬덤이 안간힘을 써 이룬 결과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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