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실화에 의한 산불로 의성과 안동 등 5개 시·군에서 26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친 역대 최악의 '경북 산불'을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에게 법원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대구지법 의성지원 형사1단독 문혁 판사는 16일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성묘객 신모(55)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문 판사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과수원 임차인 정모(63)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신씨는 지난해 3월 22일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한 야산에서 조부모 묘에 자라난 어린나무를 태우려고 나무에 불을 붙였다가 대형 산불로 확산하게 한 혐의로, 정씨는 같은 날 의성군 안계면 용기리 한 과수원에서 영농 부산물을 태우다가 대형 산불로 확산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 판사는 "형벌의 예방적 관점상 피고인들에게 엄벌을 취하여 일벌백계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 정도가 매우 중대하다 하더라도 당시 극도로 건조한 상황이었으며, 다른 산불과의 결합 등의 사정을 피고인들이 사전에 예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망과 부상 등 인명 피해를 피고인들의 행위와 연관을 지으려면, 상당한 인과관계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하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명확히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며 "모든 행위를 피고인들의 책임으로 묻는 것은 책임주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구체적인 양형 사유로 성묘객 신씨에 대해서는 "평소 소방 감리 업무에 종사해 직업적으로 산불에 더 주의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조한 날씨에 나뭇가지를 태우는 안일한 행동으로 참혹한 결과를 유발했다"면서도 "법정에 이르러 범행 모두를 인정하고 있으며, 청소 과정에 나뭇가지를 꺾기 위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119 신고를 스스로 한 점 등에 비춰 재범 위험성이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과수원 임차인 정씨에게는 "건조한 날씨로 언론에서 화기 취급 예방을 강조하였음에도 쓰레기를 소각했다"면서 "법정에서 모든 범행을 인정하고, 피고인에 쓰레기에 붙은 불을 물로 끈 점 등에 기반해 재범 위험성이 적다고 본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3월 22일 경북 의성군에서는 안계면과 안평면 두 지점에서 산불이 발화했다.
실화로 인해 시작된 불은 강풍을 타고 인근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4개 시·군으로 번졌고, 산림당국은 전국에서 차출한 인력과 장비 등을 동원해 149시간 만에 주불 진화를 완료했다.
당시 산불로 의성과 안동 등 5개 시·군에서 사망 26명, 부상 31명 등 5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피해 면적은 역대 최대인 9만9천289ha로 집계됐으며, 3천500여명에 달하는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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