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에스케이(SK) 그룹 회장과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에 대해 ‘1천억원 증여설’ 등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튜버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다만 최 회장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김 이사와 자녀에게 실제 큰 돈이 사용된 점이 인정돼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단독11부 서영효 부장판사는 15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아무개(71)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서 부장판사는 “제출된 증거에 의하면 동거녀 명예훼손은 명백히 유죄”라며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징역을 선택하되 피해자의 연령, 정신상태, 건강상태를 종합해 집행유예로 정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2024년 6월부터 10월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자신의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에 최 회장과 김 이사를 상대로 가종 의혹을 제기하는 영상과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최 회장이 에스케이 그룹의 돈을 김 이사를 통해 횡령해 미국에 은닉했다거나, 최 회장이 김 이사에게 1천억 원을 증여했다는 등의 내용이다. 박씨는 최 회장과 이혼이 확정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오랜 지인으로 알려졌으나, 공판 과정에선 노 관장과 해당 사건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다만 최 회장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서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특정한 1천억 원은 인정되지 않지만 실제로 어마어마한 금액을 사용했다고 보여진다”며 “피고인이 적시한 수치는 다소 과장된 표현일 뿐, 아무 근거 없는 허위사실로 보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녀학비, 재단 설립 비용, 김 이사와 가족에 대한 자금 이체 액수 등을 구체적으로 짚으며 “동거녀 및 출생 자녀를 위해 6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사용했다는 것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앞서 지난 11월17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수양부모협회를 오랜 기간 운영하면서 가정의 소중함이 얼마나 큰지 실감했다”며 “노 관장이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한 나머지 동정심이 가서 (과한 발언을) 했다”며 혐의를 인정한 바 있다. 검찰은 당시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수연 기자 l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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