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서 우리 정부에 “차별적인 규제” 발언
1년 새 16곳에 기부금…공격적 로비 행보

한국 정부가 쿠팡을 비롯한 미국 기업들을 부당하게 차별하고 있다며 쿠팡 엄호에 나선 미 하원의원이 쿠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디지털타임스가 14일 미국 연방선거위원회(FEC)를 취재한 바에 따르면, 쿠팡 미국 법인은 정치자금 활동을 위해 설립한 정치활동위원회(PAC)인 ‘COUPAC’은 지난해 4월 29일 미 하원의원 에이드리언 스미스 측 선거위원회에 3500달러의 정치자금을 기부했다. 이어 5월 13일에도 1500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미스 의원은 하원 세입위원회 무역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통상·관세·조세 정책을 담당하는 핵심 인물로 알려졌다. 세입위원회는 대중 관세 정책과 공급망 재편, 글로벌 기업 과세 등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과 직결된 사안을 다루고 있다.
미국에서는 기업이 직접 정치인에게 기부하는 것은 제한되지만, 기업이 설립한 PAC을 통해 임직원 기부금을 모아 정치자금을 집행하는 방식은 허용된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도 COUPAC에 기부한 내역이 있다.
미 선거 규정상 PAC이 후보에게 줄 수 있는 한도는 1회 선거당 5000달러다. 쿠팡은 COUPAC을 통해 스미스 의원에게 사실상 합법적으로 기부할 수 있는 최대치를 준 셈이다.
스미스 의원은 13일(현지시간) 미 하원 세입위원회 무역소위원회 청문회에서 “내가 관찰하기에 한국은 미국 기업들을 명백하게 겨냥하는 입법 노력을 계속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규제당국은 이미 미국의 기술 리더들을 공격적으로 표적 삼고 있는 것 같다”면서 “쿠팡에 대한 차별적인 규제 조치가 한 사례”라고 덧붙이며, 한국 정부와 국회가 쿠팡의 개인정보 대규모 유출 사건에 책임을 물리려는 움직임에 대해 ‘차별’이라며 쿠팡을 엄호했다.
쿠팡은 이 밖에도 2024년부터 작년까지 여러 미국 의원들에게 기부금을 냈다. 제이슨 스미스 미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 마이크 로저스 미 하원 군사위원회 위원장 등을 포함해 총 16곳에 기부금을 납부했다.
한편 지난해 일부 매체는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측 자료를 인용해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이 지난해 말 보통주 200만주(약 672억원)를 기부해 마련된 기부금이 해외에만 사용됐다는 보도를 했고,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힌 바 있다.
임주희 기자(ju2@dt.co.kr)
https://www.dt.co.kr/article/120405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