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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단독] 지선·총선 전후 쏟아졌다… 175명, 여야 의원 113명에 12억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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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1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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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후원금은 합법적 뇌물?


2022년 치러진 제8회 지방선거 출마자(예비후보자 포함) 가운데 최소 175명이 여야 국회의원 113명에게 고액 후원금을 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가성’이 없는 후원금이라고 강조하지만 공교롭게도 후원금은 지방선거 공천 시즌과 국회의원 총선 전후에 집중됐다. 공천 영향력이 큰 지역 국회의원에게 눈도장을 찍는 등 대가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사례가 만연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역 정가에서는 공천 보험용으로 고액 후원금을 내는 것은 물론이고 ‘비공식 공천헌금’도 공공연한 비밀이란 말들이 나온다.

 

국회의원은 개인 명의로 1인당 연간 최대 500만원의 후원금을 합법적으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합법적 뇌물’이라는 부정적 평가와 함께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앞서 통일교가 신도 개인 명의로 국회의원 고액 후원금을 내며 정치권 로비에 나선 정황이 드러났고,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강선우·김병기 의원도 지방선거 출마 희망자들로부터 고액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비판을 받았다(국민일보 1월 5일자 1면 참조).

 

출마자 ‘눈치 후원’, 선거 때마다 폭발

 

국민일보가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2019~2024년) 국회의원 고액 후원 내역과 제8회(2022년) 지방선거 당선자·후보자·예비후보자 명부를 교차 분석한 결과 출마자 최소 175명이 6년간 총 11억8335만원(452건)의 고액 후원금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후원금이 집중된 건 지방선거 공천을 앞둔 연말·연초 시점이었다. 2022년 6월에 열린 지방선거를 앞두고 2021년 11월 2490만원(12건), 12월 3650만원(13건)에 이어 2022년 1월에는 7610만원(19건)으로 출마자들의 국회의원 후원 금액 규모가 폭증했다. 정치권에선 경쟁이 치열한 지방선거에서 국회의원에게 잘못 보였다간 자칫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본인 출마 외에도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때도 출마 예정자들의 후원이 쇄도했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지방선거 공천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1대 총선을 한 달 앞둔 2020년 3월에는 1억200만원(28건)의 후원금이 모집됐고, 22대 총선을 한 달 앞둔 2024년 3월에도 8000만원(24건)의 후원금이 모였다.

 

당선자 84명은 후원자… 무투표 당선도

 

2022년 지방선거 당선자 가운데 84명(후원금 총 5억7015만원)은 국회의원에게 고액 후원금을 낸 이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당에서 공천은 받았지만 본선에서 낙선한 후원자도 53명(후원금 총 3억4010만원)이나 됐다. 최소 137명의 고액 후원자가 정당으로부터 공천장을 받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공천은 받지 못했지만 선관위에 예비 후보자로 등록했던 이력이 있는 후원자도 38명(후원금 총 2억7310만원) 규모였다.

 

고액 후원자 가운데는 경쟁자가 없어 ‘무투표 당선’된 경우도 10명이나 됐다. 정당의 공천이 그 자체로 당선이었던 셈이다. 2022년 처음 당선된 국민의힘 소속 A시의원은 2020년 3월부터 꾸준히 지역구 국회의원 B씨에게 후원을 시작했다. A시의원은 당선 이후인 2023년 9월까지 모두 8차례에 걸쳐 2000만원의 후원금을 냈다. A씨가 출마한 선거구는 2명을 뽑는데 A씨를 포함, 단 2명이 출마해 투표 절차 없이 당선증을 받았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무투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B시의원도 2019년 11월부터 2023년까지 4차례에 걸쳐 2000만원을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후원한 이력이 있었다. 고액 후원자 가운데 무투표 당선자는 민주당 소속과 국민의힘 소속이 각각 5명으로 같았다.

 

당선자들한테 후원금 받은 국회의원들

 

선관위가 공개하는 국회의원 고액 후원금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이후 당선자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정황도 여럿 포착됐다. 공천에 영향력이 큰 지역 국회의원들이 지역 당선자들로부터 후원금을 받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후원금 내역에 따르면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은 2024년 3월부터 12월까지 6명의 도·시·군의원으로부터 10차례에 걸쳐 28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2023년 재보선에서 당선된 지방의원도 이듬해 500만원을 추가로 후원했다. 그는 총선 출마를 한 달 앞둔 2024년 3월 지역구 도·시·군의원들에게 후원금 모집 홍보물을 SNS를 통해 유포해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서울 송파갑 당협위원장이었던 김웅 전 의원도 송파구에서 당선된 시·구의원 5명으로부터 2022년 7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8차례에 걸쳐 모두 37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부산 부산진갑의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도 5명의 시·구의원 당선자로부터 24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전직 의원까지 포함하면 후원금 규모는 3300만원으로 늘어난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공천권을 가진 국회의원에게 지방의원들이 최고 한도액에 가까운 후원금을 일제히 보낸 행태는 지역 정치 현장에서 ‘대가성 후원’과 ‘공천 보험’이라는 의혹을 불러오기에 충분하다”고 비판했지만 민주당 소속 홍익표 전 의원도 2명의 시·구의원 당선자로부터 5차례에 걸쳐 1000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이력이 있었다.

 

후원자 직업엔 ‘자영업’ ‘회사원’

 

고액 후원금 기부 시 공개되는 정보도 여전히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방의원 가운데 20명은 현역 의원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 고액 후원 시 자신의 직업을 자영업이나 회사원, 기타 등으로 부정확하게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관위가 공개하는 후원금 내역만 봐서는 신분을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자신의 직업을 정치인, 시의원, 구의원 등으로 정확하게 표기한 이들도 있었다.

 

선관위는 연간 300만원 이상(최대 500만원)의 후원금을 낸 경우 후원자의 이름과 생년월일, 직업, 주소 일부 등을 공개한다. 하지만 본인 외에 가족이나 지인 명의로 차명 후원금을 내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비교적 투명하게 드러난 고액 후원금은 선거판에서는 ‘빙산의 일각’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빈틈이 많은 고액 후원금 제도의 혜택은 거대 양당이 누리고 있었다. 출마자 175명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국회의원은 총 113명으로 집계됐는데 민주당(탈당 포함) 56명, 국민의힘 계열 정당(탈당 포함) 55명으로 비슷한 규모였다. 소수 정당은 없었고 무소속 의원은 2명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도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지방선거 전 6개월 동안 출마 예정자의 후원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아무런 논의가 없는 상태다. 한 국회 관계자는 “기초의회로 갈수록 거대 양당이 나눠 먹는 구조가 확고하다 보니 여야 모두 제도 개선에 나설 동기를 찾기 어렵다”며 “여당발 공천헌금 이슈를 계기로 후원금 제도를 국민 눈높이에 맞게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판 기자(pan@kmib.co.kr)

 

 

https://n.news.naver.com/article/005/0001825981?sid=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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