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제주항공 참사로 동생 먼저 떠나보낸 누나의 편지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의 기록①—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 인터뷰
1,355 16
2026.01.14 08:22
1,355 16

30년 전 동생이 초등학생 때, 엄마랑 아빠가 동생만 데리고 타이 여행을 간 적이 있어요. 제가 서울에서 중학교에 다닐 땐데 저도 한창 사춘기였잖아요. 굉장히 화를 냈어요. 엄마는 동생만 예뻐하고, 왜 나는 안 데리고 가냐며. 동생만 갔다 와서 코끼리 탄 사진이 있으니 엄청 샘이 난 거죠. 그런데 이번에도 공교롭게 또 세 명만 가서 왜 그랬냐고, 원망하면서 많이 울었어요.


사실 모르겠어요,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든 게 다 멈췄어요. 인생 자체가 멈췄어요. 길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그냥 부모만 잃어버린 게 아니라, 진짜 길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마치 다섯 살 어린아이가 광화문 거리 한복판에 버려진 듯한 그런 막막함과 암담함.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나중에 부모님 나이 드시면 내가 진짜 잘해야지, 부모님께 받은 만큼 편찮으시면 진짜 잘해야지’ 그랬는데.


그 첼로를 버리지도 팔지도 못하고 있어요. 저는 첼로를 연주할 줄도 모르고, 악기 크기는 큰데. 엄마한테 갖고 가라고 하고 싶어요. 남동생 차도 똑같아요. 진짜 오래된 파란색 모닝, 원래 엄마가 타고 다니던 거. 그것을 팔지도, 타지도, 폐차도 못하고. 계속 볼 때마다 욕만 하고 있죠. 차라도 좀 좋은 거 몰고 다니지. 볼 때마다 화딱지가 나요. 동생 유품은 정리할 게 별로 없었어요. 옷도 없고 너무 뭐가 없어요. 없어가지고 진짜 속상해요. 동생 가방이 있는데 농협에서 준 거예요. 그 나이에 그런 가방 들고 다니는 사람 없거든요. 그걸 진짜로 메고 다녔어요. 동생이 그렇게 검소하게 아끼고 살다가 그마저도 저한테 남기고 갔어요. 본인 위해서 쓰고, 뭐라도 마음껏 하다 갔으면 덜 슬펐을 텐데. 뭐를 위해서 그렇게까지 열심히 살았는지 모르겠고.


제가 유가족이 되고 보니 세월호·이태원 유가족들이 왜 그렇게 진상규명을 외치는지 알게 됐어요. 왜 우리가 갑자기 이별하게 됐는지, 그냥 이유라도 알고 싶은 거예요. 마지막 인사도 나누지 못했잖아요.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왜 우리가 이런 이별을 해야 했는지를 사회가 알려줘야 한다, 그게 우리의 정당한 권리라고 생각해요.

우리 가족의 희생이 그냥 불운하고 억울한 죽음으로 치부되지 않았으면 해요. 사고 이유를 정확히 알고 사회를 바꾸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다, 어떤 배상·보상보다도, 우리 가족의 이름이 사회를 바꾸는 좋은 힘으로 기록되게 하면 좋겠다, 그것밖에 위로받을 게 없어요. 그래서 그런 노력을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다시는, 정말 다시는 우리 같은 아픔을 겪는 유가족이 없었으면 좋겠다,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반복되면 안 된다, 우리 가족을 제대로 기억하고 헛되게 하지 않는 것이 남은 가족들의 사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 참사는 단순히 불행한 사고가 아닌 인재였어요. 수많은 사소한 경고를 무시한 결과 벌어진 인재. 우리나라 항공 서비스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는데, 그 공항의 화려함 뒤 정작 항공 안전 시스템은 완전히 부실 자체였죠. 저희도 이 참사를 통해 진실에 가까이 가려고 하다보니 알게 됐어요.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가 우리만의 불운한 사고가 아니라, 모든 국민이 본인과 가족의 항공 안전을 위해서라도 심각하게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이라는 걸요. 다시는 우리 같은 슬픔을 겪는 유가족이 생기면 안 되잖아요. 참사 1년이 지났지만 정부에서 여태까지 한 안전 권고는 딱 하나예요. “둔덕에 있는 공항에 고경력자 기장, 조종사를 배치하라.” 고경력자 기장은 안 죽어요? 그런 현실이에요.

전국의 콘크리트 둔덕들이 개선되지 않고 아직 그대로 있어요. 그래서 정말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도 더 안전하게 공항을 이용하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요새 비행기 1년에 한 번도 안 타는 사람 별로 없잖아요. 모든 국민이 관심 갖고 같이 목소리를 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https://h21.hani.co.kr/

목록 스크랩 (0)
댓글 1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힌스X 더쿠💖 음-파 한번에 완성되는 무결점 블러립🔥 힌스 누 블러 틴트 사전 체험단 모집 479 01.12 27,333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432,63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243,12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71,07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552,284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28,37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77,14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7 20.09.29 7,393,84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3 20.05.17 8,599,76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4 20.04.30 8,475,72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20,798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61829 기사/뉴스 단독] ‘보안관’ 빛나는 의리…‘미우새’ 배정남-이성민 등 4人 카자흐스탄行 10:02 4
2961828 기사/뉴스 무슨 복이 터졌나…사우디, 초대형 금광서 매장량 추가 발견 1 10:02 11
2961827 이슈 데스게임: 천만원을 걸어라 | 공식 예고편 | 넷플릭스 1 10:00 95
2961826 정보 네이버페이5원 받으시옹 8 10:00 244
2961825 유머 (스포) 흑백요리사가 5시에 공개됐는데 5시 24분에 뉴스기사 알림으로 우승자 스포당한 사람 12 09:59 823
2961824 정보 🐥god 카테에서 했던 앨범별 총선 결과!🐥 (스압주의) 1 09:59 74
2961823 정치 [속보] 장동혁 “한동훈 제명한 윤리위 결정, 뒤집을 고려 안 해” 09:58 31
2961822 이슈 ??? : 신작 BL 제목이 <마왕님의 신부님이 조금 큽니다>길래 봤는데...jpg 7 09:58 591
2961821 유머 (스포있다) 기자가 대놓고 제목에 스포하는 흑백요리사 우승자 21 09:56 1,297
2961820 이슈 서울에서 부산까지 걸어가기 성공한 유튜버 1 09:56 737
2961819 이슈 한국인들 충격받았다고 핫게 갔던 일본 만화가 근황...jpg 5 09:56 909
2961818 유머 아기맹수가 곧 보게 될 장면 2 09:54 1,474
2961817 기사/뉴스 "이게 권력일까?" 이재욱, '두쫀쿠' 산더미 인증에 '찐 행복' 6 09:54 857
2961816 기사/뉴스 소녀시대 서현, 바이올리니스트 됐다…‘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무대 도전 6 09:53 342
2961815 기사/뉴스 애니, 콜롬비아대 복학…5개월 학업 집중, 사인회 논의中 9 09:53 507
2961814 이슈 2절 3절 4절 시작한 두쫀쿠.jpg 13 09:53 1,165
2961813 이슈 요즘 고가 아파트 거래시 규제를 회피하는 법 6 09:52 764
2961812 기사/뉴스 임시완, 연습생 시절 '눈물겨운' 숙소 생활 고백 "한 방에 10명 테트리스 하듯 잠들어" 09:50 166
2961811 이슈 요즘 하이닉스 근황 16 09:48 2,564
2961810 기사/뉴스 김종국, 배달앱 안 쓴다더니…"개인정보 유출 사태에도 안전" 뜻밖의 순기능 (옥문아) 09:47 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