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원-달러 환율이 10원 이상 급등해 장중 1470원을 찍었다. 국내 달러 수급 쏠림이 지속되는 가운데 엔화 약세와 강달러가 원화 약세를 부추긴 모양새다. 원-달러 환율은 새해 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올라 지난 연말 외환당국의 강한 구두개입 이전 수준까지 거의 되돌림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9일)보다 10.8원 오른 1468.4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3.7원 오른 1461.3원에 개장한 뒤 1460원 선에서 머물다 오전 11시께부터 급격히 상승 폭을 키웠다. 오후 내내 1468원 이상에서 공방을 벌이다 오후 3시께에는 장중 147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오후 들어 일부 국민연금의 환헤지(위험분산) 물량이 나오면서 1470원선 돌파를 누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율 급등 배경으로는 엔화 약세와 수급 요인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총리가 조기 총선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재정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엔화 가치와 동조 약세 흐름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날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대규모 순매도한 것도 환율 상승 요인이 됐다.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베네수엘라·그린란드 등을 둘러싼 지정학 리스크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달러 수요)가 커진 점도 영향을 끼쳤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12월30일)부터 새해 들어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외환당국의 고강도 구두개입과 수급 대책(12월24일)으로 1429.8원까지 하락했는데 불과 20일 만에 다시 전고점(12월23일 1483.6원)에 거의 다다랐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당국의 개입으로) 달러 강세 등 펀더멘털 개선 없이 물량만으로 환율이 급락했는데, 이후 달러 약세 흐름이 명확치 않으면서 달러 매수 포지션이 바뀌지 않고 있다”며 “다만 1400원대 후반에서는 당국 실개입과 국민연금의 환헤지 경계감이 커지는 구간이어서 추가 상승은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수급 자체가 달러 매수에 몰려 당국 말고는 네고 물량도 보이지 않는다”며 “당국 개입을 의식하겠지만 당분간 우상향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외환당국은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외환시장 안정화에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투입했지만, 일시적인 효과에 그쳤다는 평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국민연금 외환스와프 확대 등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등 영향으로 전달보다 26억달러 줄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건 7개월 만의 일이었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23925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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