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귓불에 깊게 파인 사선형 주름인 ‘프랭크 징후’가 실제 뇌혈관질환에 따른 손상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점을 밝혀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자기공명영상(MRI)을 바탕으로 해당 징후를 자동 탐지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조성만 연구원, 제주대병원 박준혁 교수)은 프랭크 징후에 관한 연구 2건을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연구들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각각 게재됐다.
프랭크 징후란 한쪽 또는 양쪽 귓불에 약 45도 각도로 깊게 파인 사선형 주름을 가리킨다. 1973년 미국 의사 샌더스 프랭크가 협심증 환자에게서 이 주름이 자주 관찰된다는 사실을 처음 보고하면서 알려졌다. 과거에는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여겨졌으나 점차 심근경색, 뇌졸중, 혈관성 치매 등 심뇌혈관질환과의 연관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최근 촬영 중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이송된 방송인 김수용의 귓불에도 프랭크 징후가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더욱 주목을 받았다.
다만 기존에는 혈관성 질환 환자에게 프랭크 징후가 빈번하게 나타난다는 상관관계만 확인됐을 뿐, 뚜렷한 인과관계나 발생 기전이 밝혀진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식별 과정에서 실제 귀나 2차원 사진을 육안으로 관찰하는 방식에 의존해 주관적 요소가 개입될 수밖에 없고, 평가 기준도 제각각인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뇌 MRI에서 추출한 3차원 얼굴 이미지를 바탕으로 프랭크 징후를 자동 탐지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는 한편, 실제 뇌혈관질환인 카다실(CADASIL) 환자들의 뇌 상태를 분석해 해당 징후가 얼마나 손상 정도를 반영하는지 분석했다.
(중략)
유전자 검사로 확진된 카다실 환자 81명, 그리고 이들과 연령·성별을 일치시킨 일반인 54명을 대상으로 프랭크 징후와 뇌백질변성 간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카다실 환자군의 프랭크 징후 발생률(66.7%)은 일반인(42.6%)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 다른 요인을 통제한 뒤에도 카다실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프랭크 징후가 나타날 확률이 4.2배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카다실 환자 중 프랭크 징후가 있는 그룹은 없는 그룹보다 뇌백질이 변성된 영역의 부피가 약 1.7배 컸다. 특히 카다실 환자군을 뇌백질변성 부피에 따라 상·중·하의 세 그룹으로 나눴을 때, 프랭크 징후 발생률은 각각 74.1%, 66.7%, 37.0%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는 프랭크 징후가 카다실의 중증도와 관련이 깊음을 뒷받침한다.
김기웅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논란을 거듭해 온 프랭크 징후가 단순 노화 지표가 아니라 유전성 뇌소혈관 손상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반영한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며 “프랭크 징후만으로 질환을 진단할 수는 없지만, 다른 혈관성 질환 위험인자가 있다면 귓불 주름이 추가적인 신호가 될 수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https://v.daum.net/v/20260112141234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