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 휴업 월 2회 등 14년 규제
골목상권 대신 이커머스 급성장
대형마트 점포 줄며 일자리 감소
“영업시간 제한이라도 해제” 요구
의무휴업일과 영업시간 제한 등 대형마트 규제를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이 시행된 지 오는 17일이면 14년을 맞는다. 전통시장을 포함한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2012년 1월 시행된 후 2013년 개정을 거쳐 의무휴업일을 월 2회, 영업 제한 시간은 자정에서 오전 10시로 정한 규제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법은 지난해 11월 23일 만료를 열흘 앞둔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2029년 11월 23일까지 일몰을 4년 연장하는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이 규제는 다시 법 개정이 없는 한 20년 가까이 이어지게 됐다.
그러나 11일 유통업계 안팎에선 규제가 애초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빠른 산업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면서 유통 시장을 왜곡해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마트의 발이 묶인 사이 골목상권이 살아나는 게 아니라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쿠팡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만 급성장하는 발판이 됐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유통 시장의 장악력이 빠른 속도로 커지면서 대형마트의 일자리 창출 기능은 떨어졌다. 행정안전부 공공데이터 포털의 국민연금 가입 사업자 내역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대형마트 3사는 6만 2790여 명의 직원이 근무했지만, 작년 11월 기준 5만 320여 명으로 약 20% 감소했다. 이는 성장 동력이 약화한 대형마트들이 점포 축소에 나선 영향이 크다. 2015년 기준 대형마트 3사 기준 전체 점포 수는 414개 점이었으나 2019년 423개 점까지 늘어난 이후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해 작년 9월 말 기준 392개 점에 그쳤다.
기업 회생 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는 작년 말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6년간 41개 점포를 폐점하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이 같은 점포 축소는 가속화할 전망이다. 대형마트 취업자 중에는 지역 주민들이 많고 이를 둘러싼 협력·납품업체와 같은 ‘마트 생태계’를 고려하면 지역 경제 기반도 약화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영업시간 제한만이라도 풀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과거 입법 당시 대형마트의 24시간 영업을 규제하면서 배송 시간도 제한했다. 새벽 배송이 가능한 온라인 기업과 비교하면 대형마트는 역차별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전국에 대형마트 약 400개, 기업형 슈퍼마켓 약 1400개 등 1800개 이상의 오프라인 점포가 있다. 이를 물류거점으로 활용할 경우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혀 편익도 같이 올릴 수 있다는 게 대형마트의 주장이다. 2024년 하반기 영업규제 시간대에도 온라인 영업을 허용해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복수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이라는 이중 규제에 묶이며 유통시장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됐다”며 “경쟁 세력이 존재해야만 특정 기업이 소비자 위에 군림하는 식의 구조를 막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82/000136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