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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쿠팡, 김앤장·전관 통해 노동부 정보 빼냈다…처벌 축소 정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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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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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079/0004103355?cds=news_media_pc&type=editn

 

 CPO 이메일에서 드러난 수상한 정황
2020년 故 장덕준씨 사망 사고 당시 '노동부 내부 소스' 언급
노동부 관계자 접촉 뒤 처벌 수위 낮아진 정황도

박종민 기자

박종민 기자
(중략)

또 쿠팡이 노동부 근로감독 과정에서 노동부 실무진과 접촉한 뒤, 계열사의 형사처벌 대상 항목이 축소된 듯해 보이는 상황도 내부 이메일을 통해 확인됐다. 노동부가 쿠팡 측의 접대 의혹 등에 대해 감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철저한 진상조사와 수사가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9일 CBS 노컷뉴스가 입수한 쿠팡 전 개인정보보호최고책임자(CPO) A씨 측 내부 이메일에 따르면, 쿠팡은 2020년 10월 대구·칠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고(故) 장덕준씨 사망 사고 당시 노동부의 동향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1월 3일 작성된 이메일에는 "K&C(김앤장)에 따르면 '노동부 내부 소스'로부터 대구 FC(물류센터) 사망 사고와 관련해 쿠팡과 CFS(쿠팡풀필먼트서비스)에 대해서만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들었다고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는 노동부가 공식 조사를 통보하기 전 단계에서 정보가 유출된 정황으로 의심된다.

쿠팡은 입수한 정보를 검증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이메일에는 "이 보고가 B의 보고와 다르다"며 "김앤장에 내일 오전까지 좀 더 정확한 소스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여기서 거론된 B씨는 당시 쿠팡이 영입한 전 청와대 행정관 출신 임원이다.

특히 노동부 관계자와의 접촉 이후 처벌 수위가 낮아진 정황도 포착됐다.
 

서울시내 한 쿠팡 물류센터에 주차돼 있는 배송차량 모습. 황진환 기자

서울시내 한 쿠팡 물류센터에 주차돼 있는 배송차량 모습. 황진환 기자
2020년 11월 13일 자 '노동부 감사 결산' 이메일을 보면, 쿠팡 임원들은 전날 밤 노동부 C과장의 연락을 받고 이날 오전 9시 D팀장(근로감독관)을 만나 산업안전보건 감독 결과를 논의했다. 이 만남 이후 CFS 기준으로 당초 10개였던 안전·보건 위반 형사처벌 항목은 8개로 줄었다. 다만 "과태료 총액은 변동 없다"고 적혀 있다.

이어 이메일에는 "건수가 줄어든 것은 동탄 물류센터의 컨베이어 관련 지적 사항 3건이 1건으로 '통합(consolidated)'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돼 있다. D팀장은 현재 쿠팡 측으로부터 식사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노동부 감사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이와 함께 해당 이메일 기록에서는 쿠팡이 2020년에도 채용 배제를 목적으로 한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운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일부 포착됐다.

특히 노동부 점검을 앞두고 내부적으로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리스트 사용을 정당화할 방안까지 검토한 정황이 확인됐다.

쿠팡은 2020년 11월 12일 노동부의 채용절차법 점검에 대비해 '쿠팡친구(전 쿠팡맨) 채용 과정에서 활용되는 심사숙고 고려 대상자 리스트 문제'를 내부 공유했다.

이메일에는 해당 리스트가 "고령자, 운전 테스트 시 태도 불량자, 해고로 퇴사한 인력, 성범죄 이력자 등을 관리하다가 해당 인력이 쿠팡친구에 입사 지원을 할 경우 사전에 입사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돼 있다.

그러면서 "이는 근로기준법 제40조의 근로자 취업 방해 금지 규정에 저촉"된다고 자체 판단했다. 채용 배제자 명단을 별도로 관리하는 행위가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셈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취업 방해를 목적으로 명부를 작성·사용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쿠팡은 즉각적인 폐기 대신 '법적 우회로'를 모색했다. 이메일 작성자는 대안으로 "다른 우회적 방법으로 쿠팡친구 중 고객이나 공중의 안전을 위협할 잠재적 위험 인물의 입사를 예방할 수 있는지", "리스트 사용을 정당화할 수 있는 다른 법률이 있는지" 등을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추가로 연구해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14일 자 이메일에서는 "심사숙고자 리스트 및 과거 재직자 재입사 추천·비추천 정보 모두 삭제"라는 내용이 언급돼, 결국 증거 인멸 차원의 내부 삭제를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쿠팡이 유사한 형태의 블랙리스트를 계속 운영해 온 정황은 올해 초 다시 불거졌다. 지난 2월 공익제보자 김준호씨는 2022년 11월부터 5개월간 CFS에서 근무하며 '블랙리스트'를 활용해 지원자들을 배제했다고 폭로했다. 해당 리스트에는 1만 6450명의 이름 등 개인정보와 구체적인 취업 불가 사유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은 현재 경찰과 노동부, 상설특검 등에서 전방위 수사가 진행 중이다.

쿠팡 측은 해당 이메일의 진위 여부와 관련한 해명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노동부는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감독관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서도 철저히 감사하여 위법 부당한 사항이 확인될 경우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언론 보도를 통해 부적절한 행위 의혹이 제기된 팀장급 감독관은 즉시 직무에서 배제했으며, 앞으로 감독행정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민간기업에 취업하는 감독관에 대해서도 취업 심사를 받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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