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평택시에서 배달업체를 운영하는 오모(31)씨는 최근 무인 매장의 ‘셀프 포장’ 문제로 라이더들이 곤혹을 치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했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 배달 앱을 통해 주문을 받는 일부 무인 매장에서 라이더들에게 직접 주문 물품을 골라 포장한 뒤 배달하도록 요구하면서다.
최근 오씨가 운영하는 업체 소속 라이더 A씨는 한 무인 떡집에 픽업을 갔다. 직원이 상근하지 않다 보니 매장 사장과 통화하며 주문 내역에 맞게 직접 떡을 담아 배달해야 했다. 오씨는 A씨에게 “직접 담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을 수 있으니 취소하라”고 안내했지만 A씨는 “여기까지 온 시간과 기름값이 아깝다”며 배달을 진행했다. 하지만 물건을 받아 든 손님은 “주문 내역과 다르다”며 항의했고, 중간에서 오씨는 상황을 수습하느라 진땀을 뺐다.
하지만 배달 플랫폼 차원에서 무인 매장의 입점 자체를 막을 순 없다. 한 배달 플랫폼 관계자는 “사업자등록증과 영업신고증에 따라 입점을 검토하고 있으나, 해당 서류에 무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항목은 없다”고 했다. 그래서 라이더들 사이에선 “무인 매장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고 (배달 앱에) 입점하는 경우도 있어 사전에 무인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나온다.
이런 이유로 점차 무인 매장은 배달 대행 업체들 사이에서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한 배달업체 대표는 “처음 가는 라이더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워하고 (오배송 시) 책임 소재도 불안한 측면이 있다”며 “무인 매장과의 거래를 아예 끊었다”고 했다. 오씨 역시 최근 라이더 단체 대화방에 “매장에서 안내한 대로 픽업해도 오배송 책임을 기사에게 씌우는 일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무인 매장 픽업 시 고객센터에 연락해 취소하라”고 공지했다.
한편 배달 플랫폼들은 “라이더에게 포장 의무가 없음을 안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우아한청년들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라이더에게 포장 의무가 없기 때문에 배달을 거부하셔도 된다고 안내하고 있다”며 “포장을 권유하는 업장은 제보를 받아 계도·시정하고 있다”고 했다. 쿠팡이츠는 무인 매장 운영 가이드라인을 운영 중이다. 해당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매장 운영자는 음식물이 훼손되지 않도록 안전하게 포장한 뒤 영수증을 부착한 상태로 라이더에게 제공해야 한다.
한영원 기자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951529?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