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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유용/추천 인상깊게 읽은 작가의 말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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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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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자-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작가의 말 中



영혼을 찍는 카메라가 있다면, 짓눌리고 억압받은 정신을 촬영하고 인화할 수 있는 과학이 있다면, 렌즈를 들이밀고 분명히 찍어두어야 할 여성의 깊은 상흔은 일일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어디에서 어디까지를 찍어야 상처의 증거가 되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억압은 교묘하고 복합적이다. 이런 일들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일상적으로 이해되고, 그리하여 일상의 하나로 무심히 잊히는 사회는 진정 옳지 않다.



그래서 강민주가 등장했다. 낮은 포복을 혐오하고 높이 기립해서 사는 여자, 물살을 거스르며 하류에서 강의 상류로 나아가는 여자. 그런 주인공이 필요했다. 현실에는 없지만, 소설에서는, 소설이므로, 강민주 정도는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강민주와 함께 있는 동안 나는 행복하기까지 했다. 글을 쓰면서 처음 가져보는 낯선 감정이었다. 마음속에서 터져 나오는 말들을 손이 미처 따라잡지 못해 쩔쩔매는 순간도 있었다. 묻어두었던 할 말이 이리도 많았던가, 스스로 놀라기도 했다.



하지만 성의 대결이나 성의 우월을 가리기 위해 이 소설이 쓰인 것은 아니다. 이 소설은 말하자면 상처들로 무늬를 이룬 하나의 커다란 사진이다. 함께 들여다보면서, 서로 대립하지않고, 각자 동등한 자리에서 조화롭게 살아가는 길을 모색하는 데 유용하게 쓰여야 할 사진이다. 강민주의 테러가 잔인한 보복으로 끝나지 않고 가슴 더운 인간의 길로 접어든 것도 그 때문이다. 



나는 가능하면 이 소설이 여성소설의 범주에서만 읽히지 않고 세상의 모든 불합리와 유형무형의 폭력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에게 함께 읽히기를 감히 소망한다. 그것이 삶을 대하는 진정한 예의라고 믿는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이란 이 긴 제목은 뿔 엘뤼아르의 시 '커브'의 전문이다.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을 때, 지속되는 삶의 궤도 위에서 온 힘을 다해 커브를 도는 일은 누구에게나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소설이 커브를 결심한 모든 이에게, 잠시라도 힘이 되었길 바란다.



1992년 여름 양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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