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팁/유용/추천 인상깊게 읽은 작가의 말 1 📖
861 7
2026.01.07 15:40
861 7
양귀자-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작가의 말 中



영혼을 찍는 카메라가 있다면, 짓눌리고 억압받은 정신을 촬영하고 인화할 수 있는 과학이 있다면, 렌즈를 들이밀고 분명히 찍어두어야 할 여성의 깊은 상흔은 일일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어디에서 어디까지를 찍어야 상처의 증거가 되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억압은 교묘하고 복합적이다. 이런 일들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일상적으로 이해되고, 그리하여 일상의 하나로 무심히 잊히는 사회는 진정 옳지 않다.



그래서 강민주가 등장했다. 낮은 포복을 혐오하고 높이 기립해서 사는 여자, 물살을 거스르며 하류에서 강의 상류로 나아가는 여자. 그런 주인공이 필요했다. 현실에는 없지만, 소설에서는, 소설이므로, 강민주 정도는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강민주와 함께 있는 동안 나는 행복하기까지 했다. 글을 쓰면서 처음 가져보는 낯선 감정이었다. 마음속에서 터져 나오는 말들을 손이 미처 따라잡지 못해 쩔쩔매는 순간도 있었다. 묻어두었던 할 말이 이리도 많았던가, 스스로 놀라기도 했다.



하지만 성의 대결이나 성의 우월을 가리기 위해 이 소설이 쓰인 것은 아니다. 이 소설은 말하자면 상처들로 무늬를 이룬 하나의 커다란 사진이다. 함께 들여다보면서, 서로 대립하지않고, 각자 동등한 자리에서 조화롭게 살아가는 길을 모색하는 데 유용하게 쓰여야 할 사진이다. 강민주의 테러가 잔인한 보복으로 끝나지 않고 가슴 더운 인간의 길로 접어든 것도 그 때문이다. 



나는 가능하면 이 소설이 여성소설의 범주에서만 읽히지 않고 세상의 모든 불합리와 유형무형의 폭력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에게 함께 읽히기를 감히 소망한다. 그것이 삶을 대하는 진정한 예의라고 믿는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이란 이 긴 제목은 뿔 엘뤼아르의 시 '커브'의 전문이다.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을 때, 지속되는 삶의 궤도 위에서 온 힘을 다해 커브를 도는 일은 누구에게나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소설이 커브를 결심한 모든 이에게, 잠시라도 힘이 되었길 바란다.



1992년 여름 양귀자

목록 스크랩 (3)
댓글 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도르X더쿠] 올영 화제의 품절템🔥💛 이런 향기 처음이야.. 아도르 #퍼퓸헤어오일 체험단 387 01.08 53,559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425,940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215,48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58,32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519,776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27,33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74,00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7 20.09.29 7,390,95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3 20.05.17 8,594,4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4 20.04.30 8,474,81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15,853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59206 유머 아침에 늦게 일어났을때 의 밥스타일이 다른 자매 19:35 60
2959205 유머 마블링 이정도면 호? 불호? (간혹 징그럽게 느낄 수 있음) 8 19:32 400
2959204 기사/뉴스 ‘육퇴 후 맥주 한 잔’이 위험 신호…3040 여성, 알콜 중독 급증 19:32 308
2959203 이슈 오빠닮아 벌크업된 포메라니안 강아지 3 19:28 1,402
2959202 이슈 자이언트 판다 멸종위기종->취약종으로 등급 하락 12 19:26 1,883
2959201 이슈 카더가든 '그대 작은 나의 세상이 되어' 멜론 일간 89위 3 19:24 316
2959200 이슈 최근 모 대기업 때문에 줄줄이 사과문 내고 사퇴하고 난리난 언론사들 29 19:24 4,167
2959199 유머 어린왕자 그렇게 안봤는데 어린게 술이나 먹고 참.. 27 19:24 1,483
2959198 이슈 펌) 남친이랑 일주일만에 만났는데 생리 터질랑 말랑 상태인거야 46 19:24 2,981
2959197 유머 컴포즈의 근본? 메뉴였던 와플을 안하는 매장이 많아짐.jpg 19 19:23 2,019
2959196 이슈 Kbs 악의적 딸기 가짜뉴스에 분개하며 고발하고 싶다는 송미령 장관과 실무자 6 19:23 824
2959195 이슈 조권이 전 X가 생각났다는 여돌 노래… 19:23 1,178
2959194 이슈 해리포터 광팬이라는 나폴리맛피아 무물 답변 20 19:22 1,405
2959193 기사/뉴스 이러려고 공무원 됐나...남원시청 종무식 27 19:20 2,989
2959192 이슈 여경래 조리사 자격증.jpg 10 19:20 2,487
2959191 유머 집에서 직접 두쫀쿠 만든 사람 36 19:16 3,917
2959190 이슈 미국에서 살아 본 현실적인 서민생활 느낌.txt (펌글) 34 19:15 3,593
2959189 유머 아씨 ㅋㅋㅋ 후상무님 흑백 솊들 다 팔로하셧는데 최강록말고 팬계정 팔로하심 ㅅㅂ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계정아니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11 19:14 1,987
2959188 정치 [속보]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 3선 한병도 의원 선출 44 19:14 1,777
2959187 이슈 18세기까지 중형견이었던 포메라니언 21 19:14 2,2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