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5000선에 다가섰다. 6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67.96포인트(1.52%) 오른 4525.48에 장을 마쳤다. 지난 2일 처음 4300선을 넘은 코스피는 전날 4400선을 돌파한 지 하루 만에 4500선 고지마저 넘어서면서 연일 최고가를 새로 쓰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지수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메모리 슈퍼사이클 기대가 커지면서 반도체 대형주들이 강세를 보였고, 이들 종목이 시장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불과 몇 년 전 3000선을 두고도 고평가 논란이 거셌던 점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이다. 지수 상승은 자본시장에 대한 기대와 자신감의 반영이라는 점에서 반가운 신호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손뼉 치며 마냥 반가워하기에는 짚어야 할 점들이 적지 않다.
우선 이번 상승의 성격을 냉정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기업 실적 개선과 산업 경쟁력 강화가 주도한 구조적 상승인지, 아니면 유동성 확대와 기대 심리가 밀어 올린 결과인지에 따라 의미는 전혀 달라진다. 최근 지수 상승은 일부 대형주와 특정 업종에 쏠려 있는 경향이 뚜렷하다. 체감 경기는 여전히 냉랭한데 주가만 앞서가는 ‘자산시장 과열’의 전형적 모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빚을 내 투자에 나서는 ‘빚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그 후폭풍은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 주가 상승이 부의 확대로 이어지기보다 위험의 이전으로 끝난다면, 이는 결코 건강한 시장이라 할 수 없다.
실체 없는 기대 위에 쌓은 지수는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지수가 무엇으로, 얼마나 단단하게 떠받쳐지고 있느냐다. 환호보다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의 상승이 기업 경쟁력과 생산성 개선, 산업 전반의 질적 도약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풍부한 유동성과 낙관적 심리가 빚어낸 착시에 불과한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지금 요구되는 것은 들뜬 축배가 아니라, 상승 뒤에 숨은 위험을 관리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다지는 냉정함이다. ‘코스피 오천피’는 목표가 아니라, 한국 경제와 자본시장이 얼마나 성숙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임을 이 순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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