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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욕 외에 다양한 즐길거리 부족해
연계 대중교통·문화인프라 확충 절실

고속열차를 이용해 충북 충주의 KTX 수안보온천역을 찾은 방문객들이 4일 오후 버스 노선도를 살펴보고 있다. 이삭 기자.
“온천은 좋은데 교통이 불편하고 볼거리·즐길 거리가 너무 없어요. 젊은이들이 안 올 만하지.”
경기도 판교에 거주하는 강한실씨(79)는 전날 지인들과 고속철도를 타고 1박2일 일정으로 충북 충주시 수안보온천을 찾았다. 강씨는 “호텔에서 자고 목욕하는 것 외에는 할 게 없었다”며 “차가 없으면 호텔을 나가는 것도 힘든데 누가 다시 오겠느냐”고 했다.
충북 충주시가 수안보 관광 활성화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중부내륙선 KTX-이음(충주~문경) 개통으로 수도권과의 거리가 1시간 20분대로 가까워졌지만, 즐길 거리와 교통 등 관광 인프라가 부족해 방문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수안보는 한국 최초의 자연 용출 온천으로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가 악성 피부염을 치료하기 위해 자주 찾아 ‘왕의 온천’으로 불린다. 1980~1990년대까지만 해도 연간 300만 명 이상이 방문했지만, 이후 전국에 온천이 개발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4일 오후 찾은 KTX 수안보온천역은 한산했다. 대기실에는 8명이 고속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에는 판교와 문경을 오가는 상·하행 고속열차가 하루 8차례 정차한다. 주말인 일요일은 관광객들로 붐벼야 할 시간이지만 역사는 적막감만 감돌았다.
수안보온천역에서 자동차로 4분 정도 걸리는 수안보 온천지구도 한산하기는 매한가지다. 일부 점포들은 문을 닫은 지 오래고, 전통시장인 수안보풍물시장에서도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고속열차를 타고 서울에서 왔다는 김모 씨(35)는 “예약한 호텔까지 버스를 타도 20분 넘게 걸어들어가야 해서 택시를 불러 호텔로 갔는데 체크아웃을 할 때는 택시조차 없어 40분을 기다렸다”며 “교통도 불편하고 즐길 거리도, 볼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중부내륙선 KTX-이음 개통으로 2024년 11월 30일 수안보온천역이 신설되면서 수안보에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성적은 초라하다.
코레일의 ‘수안보온천역 월별 승하차 인원 통계’에 따르면, 개통 직후인 2024년 12월 3487명을 기록한 뒤 지난해 1월 3242명으로 감소했다. 이후 같은해 2월 2896명, 3월 2612명으로 줄어들다가 9월에는 1948명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11월 2688명으로 다소 늘었지만 개통 초기와 비교하면 23%나 줄어든 수치다.
충주시는 연간 300만 명이 찾았던 수안보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수안보풍물시장이 4일 오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삭 기자.
2002년 8월 문을 닫은 수안보 와이키키 리조트를 미디어아트 복합휴양시설로 만드는 민간 리모델링 사업은 현재 중단된 상태다. 해당 사업자는 1500억 원을 투입해 호텔, 미디어아트 전시장 등을 조성하려 했지만 자금난으로 사업을 멈췄다.
시가 직접 추진해온 온천체험숙박시설 ‘휴온정’ 건립 사업마저 시공사와의 문제로 지난해 9월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충주시 관계자는 “온천 외에 체류하며 즐길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이 수안보의 약점”이라며 “도로망 확충과 민간 투자 지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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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규 청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역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연계 교통 시스템이 미비하면 관광객은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역을 거점으로 주요 관광지와 맛집을 연결하는 셔틀버스나 안내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가족단위 및 젊은층을 유입시키기 위한 특색있는 시설 도입 및 축제 강화 등 소프트웨어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