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벌어진 온갖 사건·사고를 중국과 연결해온 극우 세력이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도 중국 탓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정부·여당의 대응이 ‘중국을 위한 행보’라고 주장한다.
보수 성향 단체 ‘애국대학’은 지난 1일 온라인에 ‘우리가 쿠팡이다’라는 맵(가상공간)을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 단체는 12·3 불법계엄과 부정선거론, 중국 혐오 등을 옹호하는 메타버스(가상현실) 집회를 열어 논란이 됐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10대 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메타버스 게임 ‘로블록스’에서 ‘YOON AGAIN(윤 어게인) 행진맵’을 만들어 가상집회·행진을 여러 차례 했다.
이들의 집회로 어린이·청소년들이 음모론과 혐오 주장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로블록스는 지난달 15일 이들의 맵을 약관 위반 등 이유로 폐쇄했다. 애국대학은 자신들을 ‘청년·청소년 연합’이라고 소개하면서 대표가 17세 청소년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정작 애국대학 대표는 현재 캄보디아에 거주한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연이은 논란에 이들은 지난달 21일 활동 종료를 선언했다가 9일만인 지난달 30일 이를 재개했다. 이들이 유튜브 채널에 게시한 온라인 집회 공지에는 “쿠팡을 지켜내자”, “알리·테무 중국산 결사반대” 등 댓글이 300개 넘게 달렸다.
불법계엄 사태 이후 목소리를 키워온 극우·보수 성향 유튜버 등은 중국과 별 상관 없는 쿠팡 사태도 ‘혐중 음모론’의 재료로 쓰고 있다.
김종우 연세대 사회학과 연구교수는 “(쿠팡 사태는) 극우·급진 우익 진영이 선호하던 혐중·친시장 프레임을 그대로 활용할 기회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들은 사건을 자신들의 세계관 안으로 가져와 재생산하는 게 목적”이라며 “정해놓은 결론에 사건을 끼워 맞추는 서사 구조라 실제 사실관계 등은 이들에게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이어 “미국 우파진영은 낙태·성소수자 문제 등 일상적 쟁점을 ‘좌파의 문화전쟁 결과물’이라고 주장해 공론장의 소통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쿠팡 문제는 노동·소득 양극화 등 다른 쟁점과도 연결된 것인데, 이들 주장이 그런 문제로 확장될 여지가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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