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 청년 스펙 볼모 잡는 '서포터스' 공화국…기업은 '공짜 광고판'을 샀다
1,752 4
2026.01.02 09:21
1,752 4

[청년 표류기]
<2> 20세기 스펙
올해 서포터스 공고 1230건 전수 분석
절반 가까이 '활동비 지급 여부' 미표기
사실상 '기업 공짜 광고판'으로 전락

 

지난달 10일 서울 시내 대학의 취업정보 게시판에 기업들의 모집 관련 공고가 붙어 있다. 뉴시스

지난달 10일 서울 시내 대학의 취업정보 게시판에 기업들의 모집 관련 공고가 붙어 있다. 뉴시스

 


이하늘(가명·25)씨는 지난 몇 년간 서른 개가 넘는 공공기관과 기업을 경험했다. 카드 뉴스를 기획하고, 유튜브에 올라가는 영상을 편집하고, 오프라인 행사 부스를 운영했다. 업무는 홍보 대행사 직원 같았지만 정작 이씨는 '근로자'였던 적이 없었다.

 

이씨에게는 '서포터스' '감시단' '기자단' '봉사단' 같은 이름이 주어졌다. 그런 이름을 한꺼번에 13개나 가진 적이 있었다. 굳이 왜? 누가 묻는다면 그는 "전공으로 취업하기는 바늘구멍 같고, 실무 경험이라도 쌓아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라 답할 수밖에 없었다.

 

1230건의 기록… '실무 경험'이라는 이름의 외주화


청년 구직자들에게 '대외활동'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학점과 어학 성적이라는 '정량 스펙'이 평준화된 시대, 기업이 요구하는 '직무 유관 경험'을 증명할 몇 안 되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본보가 취업 준비생 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 설문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72%(44명)는 서포터스 같은 대외활동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2개 이상 활동했던 이들도 15명에 달했다. 이들은 "적은 활동비라도 받을 수 있고, 자소서에 활용할 수도 있어 아르바이트보다 선호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도 '사회 공헌'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챙길 수 있어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스펙 한 줄이 절박한 청년들과 홍보 인력이 필요한 기업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시장인 셈이다.

 

한국일보는 대외활동 플랫폼 '캠퍼스픽'에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올라온 서포터스 모집 공고를 전수 조사했다. 자동화된 수집 프로그램인 '크롤링'으로 분석한 공고는 총 1,230건. 매달 100건꼴로 새로운 서포터스 모집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었다.

 

대외활동 플랫폼 '캠퍼스픽'에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올라온 서포터스 모집 공고를 전수 조사한 결과, 기업들이 서포터스에 가장 많이 요구한 활동은 '서비스 소개 및 홍보 콘텐츠 제작'이었다. 서포터스 모집 공고

대외활동 플랫폼 '캠퍼스픽'에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올라온 서포터스 모집 공고를 전수 조사한 결과, 기업들이 서포터스에 가장 많이 요구한 활동은 '서비스 소개 및 홍보 콘텐츠 제작'이었다. 서포터스 모집 공고 캡처

 


데이터를 뜯어봤다. 기업들이 서포터스에 가장 많이 요구한 활동은 '서비스 소개 및 홍보 콘텐츠 제작'이었다. 영상 편집, 카드뉴스 기획, SNS 바이럴 마케팅 등 전문 홍보 대행사에 맡길 경우 건당 수십만에서 수백만 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업무들이다. 기업들은 이를 '실무 경험 제공'이라면서 대학생들에게 무상으로, 혹은 헐값에 맡기고 있었다.

 

이씨도 "대부분 '콘텐츠 제작'을 요구했다"고 털어놨다. "유튜브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거나, 카드뉴스를 제작해서 공식 인스타 계정에 업로드를 하거나 채널을 만들어 관리하는 등의 일을 했다"고도 했다. 그에게는 "기업이 싼값에 맡긴 마케팅 외주"와 같았다.

 

'깜깜이' 활동비, 보상은 '화장품'과 '봉사시간'


그럼에도 청년들은 미래에 대한 일종의 '투자'로 서포터스 등에 지원한다. 반면 기업 상당수는 이를 담보로 잇속을 챙치고 있었다. 분석 대상 공고 1,230건 중 활동비나 사례비 지급 여부를 명시하지 않은 공고가 48%(588건), 절반에 육박했다. 활동비를 지급한다고 했지만 구체적 액수를 밝히지 않은 '깜깜이 공고'도 32%(393건)에 달했다. 20%(249건)만이 활동비 금액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었다.

 

대외활동 플랫폼 '캠퍼스픽'에 지난 한 해 게시된 서포터스 모집 공고 1,230건 중 활동비나 사례비 지급 여부를 명시하지 않은 공고가 48%(588건)에 육박했다. 그래픽=박종범 기자

대외활동 플랫폼 '캠퍼스픽'에 지난 한 해 게시된 서포터스 모집 공고 1,230건 중 활동비나 사례비 지급 여부를 명시하지 않은 공고가 48%(588건)에 육박했다. 그래픽=박종범 기자

 


비용 지급 대신 '봉사시간'과 '물품'으로 갈음했다. 현행 '자원봉사활동 기본법'과 사회복지자원봉사인증관리(VMS) 지침은 실비(교통비, 식비) 외 수당을 지급할 경우 봉사시간으로 인정하지 못하게 한다. 지자체와 공공기관들은 이를 이용, 서포터스를 '자원봉사'로 설계한다. 예산을 아끼면서 홍보 노동을 시키는 일종의 편법이다. 소기업들의 보상 체계는 더욱 기형적이었다. 자사 화장품이나 할인 쿠폰, 수강권 등을 '활동 혜택'이라며 내미는 식이다.

 

일부 활동비가 지급되기는 한다. 하지만 이 경우도 '배보다 배꼽이 더 컸다.' 한 공공기관 기자단으로 활동한 김우정(가명·25)씨는 월 활동비 7만 원을 받았지만, 취재 차량 렌트비와 영상 편집 프로그램 구입비로 그 이상의 사비를 썼다. 김씨는 "내 돈을 써가며 기업 홍보를 해주는 '마이너스 정산' 구조였다"며 분개했다.

 

 

기업들은 서포터스 모집 대상에 구체적인 SNS 정보를 요구했다. 사실상 청년 개인의 SNS를 사유지처럼 활용하는 행태다. 서포터스 모집 공고 캡처

기업들은 서포터스 모집 대상에 구체적인 SNS 정보를 요구했다. 사실상 청년 개인의 SNS를 사유지처럼 활용하는 행태다. 서포터스 모집 공고 캡처

 


청년 개인의 SNS 계정을 기업의 '사유지'처럼 활용하는 행태도 적지 않다. 한 앱테크 기업은 서포터스 지원 자격으로 '팔로어 1,000명 이상'을 내걸었고, 한 결혼정보회사는 '네이버 블로그 누적 포스팅 25개 이상', '인스타그램 팔로어 5,000명 이상' 등 구체적인 수치를 요구했다. 기업이 청년의 인적 네트워크를 '공짜 광고판'으로 징발하고 있는 셈이다.

 

착취인 줄 알지만… '블랙리스트'가 무서운 청년들


전문가들은 서포터스 등의 활동도 '노동자성' 인정의 여지가 충분하다고 본다. 하은성 노무사(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는 "업무 지시가 구체적이고 기관의 고유 업무를 외주화했다면 사실상의 노무 제공"이라고 지적했다.

 

-생략-

 

전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906556?sid=102

목록 스크랩 (0)
댓글 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베지밀X더쿠🧡 베지밀 신제품 바나나땅콩버터쉐이크 꼬르륵잠금🔒 체험단 모집! 373 00:05 15,363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022,545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089,32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009,24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402,600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81,75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35,19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9 20.09.29 7,446,34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7 20.05.17 8,658,51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8 20.04.30 8,538,21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52,636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32949 유머 언니... 파스타먹자며. 왜 또 마을잔치하는데... 19:44 13
3032948 유머 광해군하면 생각나는 배우는? 1 19:44 17
3032947 유머 독서모임에서 봄을 느낌 1 19:43 63
3032946 유머 엄지훈남 도플갱어로 유명한 아이돌 2 19:43 169
3032945 이슈 멜로망스에서 생각보다 목소리 좋은 정동환 19:43 41
3032944 이슈 전소미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 새로운 사진 19:42 114
3032943 기사/뉴스 [단독] 국민연금, 쿠팡 주식 털었다…2천억 투자금 회수 4 19:41 642
3032942 이슈 사우디 빈살만 왕세자 어릴때 사진.jpg 1 19:41 386
3032941 유머 대만 관광객이 북촌에서 찍은 찰나의 순간 25 19:39 1,496
3032940 이슈 키스를 나누는 두 젊은 여자 8 19:38 824
3032939 이슈 오늘자 애기 원숭이 펀치🐒 2 19:37 348
3032938 이슈 장하오 유승언 리키 김규빈 한유진으로 5인조 확정 기사 난 위에화 신인 남돌 앤더블 4 19:36 543
3032937 유머 "낉여오거라"와 "밥 찵여와"가 궁금한 고객과 질문을 받은 국립국어원 상담실 연구원 10 19:35 1,034
3032936 이슈 실시간 AKB48 무카이치 미온 졸업 콘서트 게스트 4 19:31 873
3032935 유머 아이유 피셜 대군부인 요약 스포 14 19:31 2,571
3032934 이슈 종교 문제로 걸그룹 ㅋㄹ 탈퇴했던 김성희 근황 6 19:30 3,464
3032933 유머 박정아 자존감 채워주는 서인영 19:30 777
3032932 이슈 도씨로 보는 엔믹스 해원 핑vs흑발 4 19:28 313
3032931 기사/뉴스 "안개 때문에 못 봤다" 경운기 들이받은 카니발에…70대 부부 참변 2 19:27 425
3032930 이슈 [LCK] 젠지 '탈세 논란' 룰러 출전 강행했으나 KT에 1-2로 패배 52 19:24 1,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