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전 운동 갈게요" 달라진 2030...김빠진 소맥문화에 주류주 '휘청'

국내 주류주가 휘청인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20·30세대를 중심으로 헬시플레저(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문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주류 매출이 급감한 탓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연말(12월 30일 종가)부터 전날까지 주가가 5.28%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70%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부진이 깊다. 같은 기간 한울앤제주는 2860원에서 1340원으로 반토막 났다. 코스피 상장사 보해양조는 423원에 장을 마감하며 동전주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기간 유일하게 롯데칠성은 주가가 11만4900원에서 13만원대로 올랐지만, 주류 외 다른 사업 부문으로 부진을 상쇄한 덕택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비상계엄 여파까지 겹치면서 회식 문화가 줄어든 점도 주류 시장 침체를 가속화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시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2023년 3분기부터 2025년 3분기까지 외식업체 3650곳이 줄어들었는데, 이 중 2218곳(60.8%)이 호프·간이주점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695억원, 영업이익 5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2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 매출은 193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줄었다. 전체 매출 중 주류 비중은 19.7%를 기록하며 13년 만에 20%선 아래로 내려갔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창사 75년 만에 처음으로 주류 부문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근속 10년 이상, 1980년 이전 출생자가 대상이다. 실적 부진에 따른 비용 절감과 인력 구조 효율화의 일환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국내 주류 시장은 갈수록 인구가 줄어들고 헬시플레저 문화가 확산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재 해외 시장을 공략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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