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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광주의 씁쓸한 몰락... 기업 진입 막다가 도시 활력까지 잃었다

무명의 더쿠 | 12-26 | 조회 수 48437

https://www.thepublic.kr/news/articleView.html?idxno=286978

 

- 7천억 투자 걷어찬 광주 vs 품에 안은 대전... K-갈라파고스의 잔혹한 경제 성적표
- [신사임당] "기업들 진입 싹다 막아라" 어쩌다 민주화의 성지가... 그냥 우리끼리만 살자 전라도 광주의 몰락 [이슈임당] (2025.12.09) 방송리뷰

[더퍼블릭=정진철 기자] 한때 호남 경제권의 심장이자 민주화의 성지라 불렸던 광주광역시가 심각한 경제 활력 저하와 도시 소멸 위기에 직면했다. 대형 복합 쇼핑몰과 같은 민간 투자를 10년 넘게 막아온 결과, 도시는 늙어가고 청년들은 짐을 싸 떠나는 '자본주의의 갈라파고스'가 되어버렸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시민들은 주말마다 쇼핑을 위해 인근 대전, 세종, 심지어 서울로 향하는 '쇼핑 난민' 신세가 되었다.

기업의 수조 원 투자, 광주가 직접 걷어찼다

광주의 경제 몰락은 외부의 침입이 아닌 '스스로 닫은 문'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크다. 지난 10여 년간 광주는 두 차례에 걸쳐 수천억 원에서 조 단위에 이르는 대규모 민간 투자를 스스로 거부했다.

  • 코스트코 진출 무산 (2010년대 초반): 전 세계적인 유통 공룡 코스트코는 광주 광산구 등에 구체적인 입점을 타진했다. 시민들은 환영했지만, 지역 소상공인 단체와 시민 단체들이 "미국 자본 물러가라", "골목 상권이 다 죽는다"며 극렬히 반대했다. 정치권은 표심을 의식해 규제를 강화했고, 결국 코스트코는 광주 진출을 포기했다.

  • 신세계 초대형 복합 시설 백지화 (2015년): 신세계 그룹은 광주 유스퀘어 터미널 부지에 특급 호텔, 백화점, 면세점을 결합한 호남권 최대 랜드마크를 건설하려 했으며, 투자금은 7천억 원이 넘었다. 당시 광주에는 제대로 된 5성급 호텔조차 없어 2019년 세계 수영 선수권 대회 때 국제적 망신을 샀던 터라 더욱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이 역시 "대기업 특혜", "주변 상권 초토화"를 내세운 시민 단체의 반대와 정치권의 미온적인 태도 속에 전면 백지화되었다.

투자 유치한 대전의 '기적'과 광주의 '텅 빈 거리'

광주가 걷어찬 신세계의 7천억 원 투자는 경쟁 도시인 대전광역시로 향했다. 대전은 광주와 달리 신세계 유치에 적극적이었고, 그 결과 2021년 '대전 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가 탄생했다. 단순한 백화점을 넘어 아쿠아리움, 과학관, 호텔이 결합된 초대형 쇼핑 테마파크는 대전을 '노잼 도시' 오명에서 벗어나게 했다.

대전의 성공:

  • 경제 활력: 오픈 1년 만에 매출 8천억 원을 돌파, 충청권과 호남권 소비까지 흡수하는 '꿀잼 쇼핑 도시'로 변모했다.

  • 지역 상권 상생: 외부에서 유입된 수백만 명의 관광객은 백화점뿐만 아니라 성심당, 중앙시장, 소제동 카페거리 등 대전의 지역 명소로도 발길을 돌려 오히려 골목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 일자리 창출: 양질의 지역 인재 3천여 명을 고용해 청년 유입과 세수 증대 효과를 거뒀다.

​반면, 대기업 진입을 막아낸 광주의 현주소는 참혹하다. 광주의 명동이라 불리는 '금남로와 충장로 일대 오피스 공실률은 45%'에 육박하며, 건물 곳곳에는 '통임대' 현수막이 붙어 유령 거리가 되어가고 있다. 전남대 후문 등 대학가 상권 공실률 역시 40%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복합 쇼핑몰 대신 재래시장을 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도시를 외면하고 배달과 온라인 쇼핑, 혹은 타 지역 원정 쇼핑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소상공인 보호라는 명분 아래 도시의 생명력을 스스로 꺾어버린 셈이다.

‘갈라파고스’ 광주의 씁쓸한 몰락... 기업 진입 막다가 도시 활력까지 잃었다/ 출처=신사임당
‘갈라파고스’ 광주의 씁쓸한 몰락... 기업 진입 막다가 도시 활력까지 잃었다/ 출처=신사임당

재정난에 허덕이는 광주: SOC 사업마저 좌초 위기

상권이 죽자 세수가 줄어들고 광주시는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미래를 위한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마저 휘청이고 있다.

  • 광주 나주 광역 철도 사업 좌초: 사업성이 높게 평가되었음에도 광주시가 운영비 부담 능력 부족을 이유로 정부에 국가 부담을 요청하고 노선 변경까지 시도하다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했다.

  • 도시철도 2호선 공사비 증액 및 운영비 부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비용과 완공 후 막대한 운영비 부담으로 '광주시 부도 위기설(모라토리엄)'까지 거론될 정도로 재정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도시의 활력이 사라지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청년층이다. 인구 150만을 바라보던 광주 인구는 140만 선 붕괴를 코앞에 두고 있으며, 지난 3년간 수만 명의 20대 청년이 광주를 등졌다. 

(중략)

이제야 열리는 광주의 문: 여전히 첩첩산중인 유치 과정

10년 넘게 이어진 답답한 상황에 시민들이 분노했고, 지난 대선과 지방 선거를 거치며 복합 쇼핑몰 유치는 광주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현재는 더현대 광주,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유치가 다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현장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관할 구청에 착공 신청서조차 제대로 접수되지 않은 곳이 있으며, 건설 경기 침체로 사업성이 없다며 건설사들이 발을 빼는 악재도 발생했다. 더욱이, 일부 상인 단체와 시민 단체는 10년 전과 토시 하나 다르지 않은 레퍼토리로 반대 현수막을 걸고 있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광주가 유통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벗고 대전이 보여준 '진짜 상생'의 기적을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는 단순히 쇼핑몰 건립을 넘어, 광주라는 도시가 폐쇄성을 벗어던지고 외부 자본과 문화를 받아들여 경쟁하며 살아남을 수 있느냐를 판가름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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