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통화 성탄 이벤트서
‘국경 강화’ 연상되는 발언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현지시간) 어린이들과 통화하면서 “나쁜 산타가 미국에 침투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의 동심을 지켜주기 위한 이벤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중간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를 섞어 발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NBC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클럽에서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의 연례 행사인 ‘산타 추적’에 참여해 어린이들과 12여 차례 통화했다.
‘산타 추적’은 산타의 비행경로를 추적해 어린이들에게 알려주는 이벤트다. 미국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대통령 내외가 자국 내 어린이들과 직접 전화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클라호마주에 사는 4세와 10세 어린이 형제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산타를 추적한다”면서 “산타가 착한 사람인지, 나쁜 산타가 우리나라에 침투하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산타는 너를 사랑하고, 나처럼 오클라호마도 사랑한다”며 “오클라호마는 선거에서 나에게 아주 잘해줬기 때문에 나도 오클라호마를 사랑한다. 절대 오클라호마를 떠나지 마라”고 덧붙였다.
그는 해당 발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진 않았지만 평소 강조해온 국경 강화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그는 캔자스주에 사는 8세 어린이에게 어떤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 싶냐고 물었다. 어린이가 ‘석탄은 싫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석탄 말이냐”라고 되물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조를 반영한 것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석탄’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해 왔다. 그는 집권 1기 시절부터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고, 석탄을 포함한 화석연료 산업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출신의 한 어린이와 통화하면서 지난 선거 당시 공화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했다고도 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주는 훌륭한 곳”이라며 “우리는 펜실베이니아에서 3번이나 이겼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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