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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올데이 프로젝트 타잔 더블유코리아 1월호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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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6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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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Korea저는 사실 타잔의 부모님을 먼저 인터뷰해보고 싶어요. 파파존스와 맘스터치께 ‘태교는 어떻게 하셨나요?’ 같은 질문을 하면서요.


타잔 저도 엄마 아빠가 여기 같이 계셨으면 좋겠어요(웃음).




2025년 6월 데뷔 후 처음 시상식 시즌을 맞는 느낌은 어때요? 스펙터클한 스타디움 규모나 에너지도 대단하고, 한 해를 결산한다는 특별함이 있는 무대잖아요.


늘 꿈꾸면서 이미지 트레이닝해왔거든요. 제가 수많은 관중으로 둘러싸인 한 가운데 있는 모습을요. 그래선지 마냥 긴장하거나 신기해하기보다는 비교적 수월하게 즐기는 감은 있어요. 상상으로만 그리던 모습이 현실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아주 뜻깊고요. 저는 현대무용을 전공했기 때문에 무대에 설 때면 늘 관객석이 조용했어요. 공연 중에는 소리를 내지 않는 게 공연 에티켓이다 보니, 공연이 끝나야 박수 소리 정도만 나왔고요. 저에게는 무대의 그런 차이에서 오는 신선한 재미도 있어요.




뮤지션으로 활동하면서 예상한 것과 다른 부분이나 예상하지 못한 부분을 하나씩 알아가고 있나요?


그런 게 꽤 있는데요. ‘이렇게 하는 거구나’,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하면서 새롭게 배워가는 것이 아주 많았어요. 적응 과정이 신기했어요. 어떻게 보면 제가 직업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은 상태로 데뷔한 것 같아요. 요즘에야 느끼게 된 것은 주변 사람들에 대한 점이에요. 데뷔 초엔 바빠서 정신이 없다가 이제 조금씩 사람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보이는 데서, 그리고 안 보이는 데서 우리를 도와주는 고마운 사람들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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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2월 8일에 나온 EP <Allday Project>의 수록곡에서 타잔의 솔로(‘Medusa’)가 있다는 점부터 먼저 보였어요. 처음으로 솔로 트랙을 내는 주인공이 멤버 중 타잔이네요.

저희가 작업을 틈날 때마다 조금씩 해두는 편이거든요. 멤버들의 여러 작업물을 두고 모여서 다 같이 결정한 트랙이에요. 가장 완성에 가까운 트랙이 뭐가 있을지, 그리고 ‘Famous’나 ‘Wicked’의 느낌과 어느정도 연결감 있는 트랙은 뭘지 의논하면서요. ‘Medusa’는 ‘Wicked’의 영서 파트 중 ‘See Me, Medusa’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에요. 우리를 알린 음악과 연결고리가 있으면 대중과 소통거리도 생기잖아요. 장르적으로도 올데이 프로젝트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치명적인 메두사와 타잔. 어울리는 조합이죠?


네(웃음). 신화에서 메두사는 원래 엄청난 미녀였다가, 마주치면 돌로 만들어버리는 무시무시한 존재가 되잖아요. 남자를 메두사에 비유하는 경우는 별로 없어요. 그래서 재밌는 시도라고 생각했어요. 저를 소개할 때 ‘프리티 보이, 팀에서 가장 예쁜 타잔입니다’라고 하니까, 그런 연결감도 있고요.




첫 솔로 트랙인 만큼 음악적으로도 즐거운 고민이 많았을 듯해요. 타잔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 하드 드라이브엔 앞으로 선보이고 싶은 게 많이 있거든요. ‘Medusa’는 그 시작으로서 첫 단추를 꿰는 역할, 인트로라고 할 수 있어요. 타잔이라는 사람이 어떤 음악을 듣고 자랐는지, 어떤 사운드와 느낌을 내고 싶은지,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해가고 싶은지를 맛보기로 살짝 보여준 셈이에요.




더블 타이틀곡인 ‘One More Time’은 11월에 먼저 공개되었죠. 또 다른 타이틀곡 ‘Look at Me’까지, 데모들을 들었을 때는 첫인상이 어땠어요?


처음 들을 때는 편곡이 다 안 된 상태라 조금은 겁이 났어요. 들으면서 제 모습이 잘 상상되지 않았어요. 저는 느릿느릿한 랩에서 영감을 받는 편이거든요. 평소 즐기는 장르와도 다르고, 저에겐 도전이라고 생각했어요. 내 장점을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지, ‘Famous’나 ‘Wicked’ 때 느낌을 이어가는 게 맞을지, 새로움을 보여주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어요. 작업을 하다 보니 결국에는 ‘나’로 끝나더라고요. 하고 싶은 거, 보여주고 싶은 모습, 그런 것들이 그냥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그 자연스러움이 가장 저다운 거라는 점을 저도 이번에 배우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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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면, 저는 타잔 씨가 모델로 활동했다는 사실을 좀 뒤늦게 안 경우예요. 그리고 올데이 프로젝트의 타잔보다 무용하는 이채원의 모습을 영상으로 먼저 접했죠. 현대무용, 모델, 퍼포먼스를 하는 뮤지션 사이에는 ‘몸’을 사용한다는 공통 분모가 있습니다.


모두 저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이죠. 그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는 거고요. 무용을 할 때는 몸을 움직여서 춤으로 표현할 줄만 알았다면, 모델을 하면서 옷으로 저를 표현하는 법을 배웠어요. 카메라 앞에 서는 경험도 배움이었고요. 이제는 소리를 더해 어떻게 하면 저를 잘 표현할 수 있을지 알아가는 중이에요. 점점 종합적인 과정으로 가고 있는 거예요.




현대무용을 전공했다는, 그것도 탁월한 무용수였다는 이력 때문에 뮤지션과 무용수의 차이나 전환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으셨죠. 저는 타잔 씨가 춤에 집중할 때 타잔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요. 푹 빠져들어 춤출 때 어떤 느낌이 드는지 설명할 수 있나요?


말로 형용하기가 어려워요. 정말 제 느낌으로만 알 수 있는 거라서. 무용을 할 때는 해방되는 느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가둬지는 느낌도 받곤 했어요.




아이러니하네요. 가둬지는 느낌은 왜 생긴 걸까요?


아이러니 하죠. 제 팔은 두 개고, 다리도 두 개잖아요. ‘만약 팔이 세 개 라면 어떨까? 그럼 얼마나, 어떻게 더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인간의 욕심이 끝없다고 하잖아요. 무언가를 계속 더 원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저는 스스로 ‘무대를 잘했다’고 여긴 적은 있어도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크게 만족한 기억은 없는 듯해요. 늘 어디 한 군데는 부족한 것 같은 마음이 있고, ‘나 더 잘할 수 있었는데’에 가까웠어요.




예체능 전공자들에겐 일정 수준에 이른 후 일종의 초월감을 느끼고 싶어지는 순간이 온다고 생각합니다. 잘하는 사람일 수록 더 자기 극복을 하고 싶어질 테죠. 도달할 수 있는 끝이 라는 게 어디일까, 과연 그런 게 있을까 싶고요.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없는데, 그냥 제 성격상 만족을 잘 못하는 거죠.




그와 별개로 어느 시점에는 무용수로서 자신이 톱 수준에 든다는 걸 알 수 있었죠?


그래서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나요. 힘들었어요. 더 어릴 때는 그냥 ‘형들 다 들어와, 내가 어떻게 무대를 하는지 보여줄게’ 같은 패기가 있었어요. 언젠가부터 부담이 커졌어요. 어린 나이에 제가 예상치 못한 좋은 결과들로 이어지다 보니 한 걸음, 한 걸음이 되게 무거웠어요. 무대에 나가는 게. 도망치고 싶었어요, 사실.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겪게 되는, 철저히 당사자만 아는 감정일 듯합니다.


자기복제에 대한 스트레스도 있었고요. 자기가 뭘 잘하는지 알면 거기서 완전히 자유롭게 빠져나오기가 어렵거든요. 내가 나를 카피하는 것 같을 때도 있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데 박수 받는 거 아닌가 싶을 때도 있고.




중학생 때 무용을 시작했으면 전공자로서 스타트가 늦은 편인데, 워낙 춤이 좋아서 의심 없이 그 길을 갈 수 있었나요?


정말 좋은 선생님을 만난 덕분에 꾸준히 할 수 있었어요. 한국인 최초로 앨빈 에일리 무용단의 세컨드 컴퍼니에 들어가신 분이거든요. 본인이 못다 이룬 꿈을 제가 이루길 바라셨어요. 자동적으로 제 목표는 ‘앨빈 에일리 무용단 퍼스트 컴퍼니에 들어가기’가 되었고요. 그리고 대회에 나가서는 앨빈 에일리 무용단에서 스콜라십도 받았는데… 힙합이 그걸 막은 셈이죠. 다 접고 ‘나 힙합 할래’ 하면서 무용을 그만뒀습니다. 선생님하고는 이제 친한 형 같은 사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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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생활을 시작할 때는 어떤 마음이었죠?


제 키가 179cm인데요. 모델 하기엔 키도 작고, 자꾸 ‘안 되겠다’ 같은 말을 들으니 오기가 생긴 것 같아요. 깨부수고 싶었어요. 깨부순 아이코닉한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타잔은 결국 좀 깨부쉈나요?


제 입으로 이런 말 하는 게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저를 통해서 많은 사람이 영향을 받았으면 좋겠거든요. 예를 들면 키가 작다고 해서 ‘나는 안 돼’ 하기보다는 그래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거죠.




타잔 씨에게 영감을 주는 것들은 뭔가요?


제 생각에 다섯 살 정도의 꼬맹이 친구들이 가장 창의적이에요. 저도 그런 어린 마음을 유지하고 싶어요.




피터팬 같은 거요?


그렇죠. 어린이는 카펫에 공룡 그림이 있으면 정말 공룡이 걸어 다니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존재잖아요. 그 모습을 진짜라고 믿기도 하면서. 그러다 사회화되고, 창의적인 발상과 먼 생각을 하면서도 그걸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이 되기도 해요. 제가 하는 노력은 최대한 어린 아이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거예요.




뮤지션으로서는 성장했다고 느끼나요?


음. 저는 성장하고 싶지 않은 사람인 것 같아요. 성장을 하면 오히려 점점 더 저를 가두는 느낌이에요. 운동선수에게는 기록이 중요하지만, 예술에는 기록도 정답도 없단 말이에요. 성장이라는 말보다는 ‘어떻게 하면 나의 색깔을 뚜렷하게 드러낼 수 있을까’, ‘어떤 시도를 해볼 수 있을까’에 초점을 두고 싶어요. 내가 어떤 영감을 받았고, 왜 이걸 해야 하며, 사람들이 왜 내 음악을 들어야 하는지. 그런 본질을 더 찾아가고 싶어요. 그게 성장보다 더 중요한 가치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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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 취약한 것도 어린이의 특징 중 하나죠. 가장 최근에 흘린 눈물을 혹시 기억하세요?


며칠 전에요. 할머니와 통화하다가…. 할머니가 좀 편찮으시거든요. 어른들이, 더 이상 내가 옛날에 알던 그 모습이 아니구나 싶어요. 슈퍼맨 같았던 아빠가 약해 보일 때도 있고요. 나는 시간이 아주 천천히 흐른다고 생각했는데. 어른들을 생각하면 유독 감정적인 순간이 많아요.




저는 그런 타잔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이채원이 오늘날의 타잔이 되기까지, 세상에 정해진 룰같은 건 없다고, 깨부숴도 좋다고 일깨워준 사람이 있나요?


아무래도 ‘위인전’ 같은데요? 뭔가 새로운 걸 하려는 당사자는 늘 아픈 것 같아요. 에디슨이나 라이트 형제만 봐도 그래요. 그들은 틀린 게 아니라 다를 뿐이었는데 차별받은 과거가 있죠. 그런 그들이 결국 해낸다는 이야기. 뭐랄까, 어릴 적에 위인전을 읽으면서 저도 그렇게 혁명적이고 싶었어요. 늘 도전하고, 잘 굴러가다가도 판을 뒤엎는 사람이요.




타잔도 두려워하나요?


두려움, 많죠. 두려움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두려웠기 때문에 더 강해졌어요.




에디터 | 권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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